국산 모니터는 CD롬 드라이브, 반도체 등과 함께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몇 안 되는 정보기술(IT) 품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국내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국가 전체적인 면에서 한국은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2위 모니터 생산 및 수출국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고 있는 것이다.
국산 모니터가 세계시장에서 일류 품목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신기술 개발에 따른 품질향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높아진데다 업체들이 수출지역을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자가브랜드, 녹다운방식 등 다양한 수출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선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등 노동력이 싸고 생산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등 고비용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화한 생산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국산 모니터의 세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컴퓨터와 모니터를 판매, 수출하는 정통적인 제조회사인 KDS(대표 고대수)만 보더라도 국내 모니터 업계의 세계시장 진출 성공 요인과 전략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먼저, KDS의 모니터 및 PC 생산은 95% 이상 자동화된 공정으로 진행된다. 자체 운영하는 자동물류시스템 등을 통해 필요한 부품 및 자재의 공급을 원활히하는 등 최소의 인력투입으로 최대의 생산효율을 거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공정 자체를 하나의 제품 아이템만을 생산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동종 제품의 생산 조립도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생산라인의 가변성을 확보했다. 모니터 생산라인의 예를 들면 하나의 고정된 라인에서 17인치 모니터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필요에 따라 21인치 모니터 생산라인으로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PC 생산라인도 데스크톱과 노트북 생산을 가변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자체 출고에서부터 기판조립, 시스템 생산까지 상호 유기적인 업무 연결라인을 확보하고 있어 최단시간 내에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KDS의 송성윤 공장장은 『군산공장을 기준으로 대형모니터의 OEM 물량까지 포함하면 월 25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같은 효율적인 생산라인 구축은 KDS가 국내외 거래업체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장 경쟁력을 갖추게된 원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KDS는 연간 200만대 이상의 모니터 및 PC를 생산하고 있으며 총 생산량의 95% 이상을 미주·유럽·일본·기타 아시아 등지의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99년에는 6016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대략 7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KDS는 미국에 KDS아메리카와 KDS컴퓨터, 유럽에 마이로(miro) 등 현지법인을 세운 데 이어 미국의 e머신즈, 일본의 소텍 등 합작 투자법인도 설립했다. 그 밖에 KDS타이완, KDS오스트레일리아, KDS캐나다 등의 현지 법인도 갖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KDS아메리카를 주축으로 자체 브랜드인 「비주얼 센세이션」 「RADIUS」 「avitron」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현지 거점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도 추진중이다. 일본 시장은 우선 소텍을 통한 OEM 형태의 모니터·데스크 톱·노트북 판매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KDS 자사 브랜드의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잠재적인 시장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대한 신규시장 개척 전략도 수립해 놓고 있다.
특히 세계 모니터 시장의 급속한 기술변화에 대응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에 별도의 디자인 하우스를 설립했으며 저가 제품의 아웃소싱 전략을 통한 풀 라인업 생산 체제도 갖춰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KDS는 모니터 시장의 대형화, 고급화 추세에 따라 14인치 및 15인치 모니터는 직접 생산을 포기하고 17인치 이상의 완전평면 모니터와 고부가가치 LCD모니터를 주력 제품으로 선정했다.
이러한 세계화 전략을 통해 KDS는 올해 평면 모니터와 LCD 모니터를 앞세워 미국과 일본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소텍을 통해 일본에 LCD 모니터를 공급한 결과, 한 달 만에 6200대의 15인치 모니터를 판매한 것을 경험으로 삼아 올해는 현지 양판점도 뚫을 방침이다. 일본시장은 대형 양판점을 중심으로 제품판매가 이뤄진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대형 양판점 진출이 가시화되는 2·4분기부터 수출물량이 늘어 상반기중 2만대의 제품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모니터 강국인 대만에도 수출물량을 늘려 올해 9만대의 판매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KDS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내 모니터업체는 다양한 형태의 수출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한정된 시장을 공략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니터업체들은 나름대로 전략제품을 개발하고 특색있는 마케팅전략으로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모니터업체들이 글로벌화한 경영전략에 성공할 경우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과 기술 1위인 일본을 따라 잡는 모니터 수출강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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