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저명문> 마흔 네 살의 사나이에게 해직을 당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시오노 나나미 저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중

『마키아벨리는 스물 아홉 살 봄부터 15년간 근무해온 피렌체 공화국 제2서기국 서기관직을 좋아했다. 출장비가 적어서 툴툴거리기는 했지만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진정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비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업무상 실수를 하지도 않았는데 돌연 해임을 당했다. 공화정체제가 무너지고 그동안 추방돼 있던 메디치가가 다시 정권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그를 덮친 재앙은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듬해에 반메디치 음모가 발각되고 이에 가담한 혐의로 투옥돼 한달 반의 감옥살이를 당하는 불행까지 겹친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출옥할 수 있었던 것은 무혐의가 밝혀져서가 아니라 교황 레오의 즉위를 축하하는 대사령 덕분이었다.

서기관 해임뿐이라면 피렌체 시내에서 그냥 살아갈 수 있었을 마키아벨리도 이런 사고로 해서 법적 조치는 아니었지만 자발적으로 추방생활을 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1513년 4월 그는 가족을 데리고 산탄드레아 인 페르쿠시나의 산장으로 향한다. 이 바라지도 않던 은둔 생활을 강요당한 것은 마흔 네 살이 되기 한달 전이었다. 친구 베트리에게 보낸 「군주론」의 집필을 알리는 편지는 그해 12월 10일에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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