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벤처투자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업계가 대기업에서 분사한 벤처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18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처캐피털들은 대기업 분사 벤처기업들이 대체로 맨파워와 팀워크가 우수하고 기술력이 뛰어난 하이테크 벤처가 많은데다 대기업 네트워크를 활용, 안정적인 시장진입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 주목, 이들 분사기업 투자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분사 벤처기업들은 최근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토대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는 업체가 많아 최근 국내외 투자기관에서 대규모 펀딩에 성공했거나 펀딩을 추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중공업에서 분사한 이비테크(대표 한범수)는 최근 국내 유일의 전자가속기 개발업체라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 등 국내 5개 투자기관으로부터 액면가의 10배수로 27억여원의 벤처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한진해운 정보시스템부문에서 지난해 4월 분사한 사이버로지텍(대표 권의식)은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물류IT시장에 진출, 올해 250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우는 등 고성장을 거듭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개발 사내벤처 1호로 지난 9월 분사한 포스마이다스(대표 이형우)는 최근 자체 개발한 건설 구조해석 및 최적설계용 소프트웨어(MIDAS) 50만달러어치를 미국의 세계적인 CAD업체인 벤틀리시스템스에 수출하는 동시에 액면가의 10배수로 8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현대이미지퀘스트(대표 김홍기)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이 회사는 최근 이란 국영기업인 파즈와 400만달러 규모의 17인치 모니터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사우디·UAE·이집트 등 중동시장을 적극 공략, 올해 1500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유니위스(대표 박우경)는 WAP인증에서 게이트웨어, 서버 등 무선인터넷 토털솔루션 공급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최근 「WAP표준화포럼」 결성을 주도하며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40억∼50억원대의 펀딩을 추진중이다.
또 디지털 콘텐츠 지적재산권 보호 관련업체인 파수닷컴(대표 조규곤)을 비롯해 포털사이트업체 e비젼(대표 장혜정), 의료정보관리시스템(PACS)업체 레이팩스(대표 김준영) 등 지난해 삼성SDS에서 잇따라 분사한 기업들도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로 관련업계와 벤처캐피털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산은캐피탈 고덕진 팀장은 『스핀오프(spin-off) 벤처기업들은 대기업에서 기술개발과 마케팅 경험을 풍부히 쌓아 지금같은 과도기에는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대기업들이 정책적으로 분사를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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