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B2B 시장을 떠들썩하게 하며 출발한 대형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들의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법인설립, 사이트 가동 등 거창한 축하연을 벌이며 대대적으로 사업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사업자 중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 가동을 알렸던 지티웹코리아는 지난 연말경 LG산전이 21억원 정도의 물량을 구해간 것 외에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거래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엔투비는 아직까지 e마켓 구축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지티웹코리아(대표 정태기 http://www.gtwebkorea.com)는 어느 기업 한 곳 레퍼런트 사이트 구축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데다 당초 중견기업의 물량을 기대하며 이관받았던 데이콤의 「비즈클릭」 마저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LG유통의 행보도 신경 쓰인다. LG유통은 자체 B2B 사이트(http://www.lgmart.co.kr)에서 운영중인 MRO사업에 쏠쏠한 재미를 올리고 있고 아예 본격 사업화할 분위기다.
항간에는 그룹 차원에서 MRO 부문을 독립사이트로 분리하는 강화방안이 검토중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지난해 LG유통 ORM 분야의 매출은 약 130억원, 올해는 4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LG유통이 사업을 분리하지 않는다 해도 지티웹코리아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LG전자를 비롯, LG 관련 주요 계열사가 아예 구매대행을 의뢰, 서비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웬만해선 지티웹코리아로 물량 이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티웹코리아는 이런 상황에 대해 『조만간 굵직한 레퍼런트 사이트가 나온다며 좀 더 지켜봐줄 것』을 당부한다.
엔투비(대표 주진윤 http://www.entob.com)측에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3월이 지나야 사이트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엔투비 박재금 이사는 이에 대해 『시기보다 어떤 내용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가 보다 중요하다』며 『사이트 가동이 늦어지는 만큼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티웹코리아나 엔투비는 그룹 중심의 경쟁구도가 강한 국내 환경에서 다자간(n 대 n) 형태의 대형 e마켓이 성공 가능할 것인지를 시험하는 사례가 되는 만큼 시장의 조기 안착을 기원한다』면서도 『인프라를 채 갖추기도 전에 변죽을 먼저 울리는 구태의연한 습성을 답습한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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