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신용·직불기능을 IC카드에 탑재, 운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국제표준(EMV) 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올해부터 IC카드 기반의 신용·직불카드가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2∼3달러대의 초저가형 칩이 속속 상용화된데 힘입어 비자·마스터 등 세계적인 신용카드업계는 올해를 EMV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다각적인 보급전략을 수립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조회 및 카드단말기 보급업체인 한국정보통신(대표 류예동)은 최근 비자·마스터 등 EMV 인증기관으로부터 자사 IC카드 단말기에 대한 1·2차 최종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단말기 안정성 및 성능 문제로 사업추진에 난항을 빚었던 EMV사업도 향후 본격적인 시범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마스타카드코리아(대표 안드레 세큐릭)는 13일 국민카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트레이딩패스카드」라는 브랜드로 1차 시범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마스타와 국민카드는 우선 이달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총 3000장의 EMV카드를 발급, 광화문·코엑스·강남 등지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M-칩」으로 명명된 마스타카드의 EMV카드는 자체 플랫폼인 「MULTOS」를 기반으로 신용·직불 기능 외에도 몬덱스 전자화폐도 동시 탑재할 계획이다. 마스타는 이달중 LG카드, 다음달중 삼성카드와 각각 제휴를 맺고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100여대의 단말기를 신규 보급키로 했다. 국민카드는 또 시범사업을 거친 뒤 총 10만장을 제휴카드 형태로 발급할 예정이다.
비자코리아는 1·4분기내 「자바오픈플랫폼」 기반의 접촉식 EMV카드를 확대 발급키로 한데 이어 오는 4·4분기경에는 비접촉식(RF) 교통카드 기능을 내장한 콤비카드도 선보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외환·LG·국민카드는 이미 자체 발급시스템을 완비했으며 비씨·삼성카드도 발급체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급확대를 위해 비자코리아는 현재 최종 인증을 획득한 한국정보통신의 IC카드 단말기도 500대 가량 추가 공급키로 했다. 양사는 또 초기 사용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터넷 전자상거래(EC) 지불수단으로 연계하는 등 다양한 보급촉진책도 준비중이다.
마스타카드 윤경원 상무는 『그동안 칩 가격과 국산 단말기 성능 문제로 EMV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기존 마그네틱카드를 IC카드로 전이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만큼 올해는 시범사업을 통해 상용보급의 틀을 닦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자·마스타 등 카드브랜드들의 적극적인 보급의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EMV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한 실정이었다. 지난 99년말 처음 EMV 시범서비스에 들어간 비자가 카드 2000장, 단말기 333대 보급에 그친 것을 비롯해 마스타카드는 지금까지 사업착수조차 못한 형편이었다.
EMV란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 등 세계 3대 신용카드브랜드가 합의한 IC카드 기반의 신용·직불카드로 종전 마그네틱카드에 비해 기능성 및 보안성을 대폭 강화시킨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신용·직불기능 외에도 전자화폐·로열티 등 기능이 통합 구현되는 추세이며 마스타카드는 M-칩, 비자는 자바오픈플랫폼으로 각각 시스템 환경을 구현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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