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평판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이 분야에 대해 지원을 해 왔던 정부는 오는 9월 완료될 TFT LCD 및 PDP 분야의 선도기술개발사업을 끝으로 연구개발 지원을 중단할 방침을 표명하자 대학과 연구소·업계 등은 외국과의 경쟁우위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올해를 끝으로 더이상 연구개발 지원을 안하겠다고 하는 것도 평판디스플레이 분야가 육성할 필요가 없다거나 또 지원을 하더라도 효과가 없기 때문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평판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지닐 만큼 성장했으니 더 지원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 한정돼 있고 또 육성·지원해야 할 분야도 많기 때문에 평판디스플레이 분야의 정책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뒤지는 것 같다.
평판디스플레이 분야, 특히 LCD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세계시장의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보다 점유율에서 앞서고 있다. 우리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진 생산기술을 확보, 우리보다 앞섰던 일본을 생산 및 수출 분야에서 따라잡았고 대만의 추격을 따돌렸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시책이 큰 작용을 했음은 물론이다.
그렇지만 국내 평판디스플레이 산업구조는 아직까지도 TFT LCD 분야에 다소 치중돼 있어 컴퓨터 경기에 매우 민감하고, 또 대만 업체들로부터 추격을 받고 있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도 지난 3∼4년 전 수요예측에 실패함으로써 우리 업체에 시장을 많이 빼앗긴 상태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부가가치의 첨단제품 개발을 통해 실지회복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또 대만의 저렴하고 숙련된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대만 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전세계 노트북컴퓨터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만도 TFT LCD 자급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업체에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도 첨단제품 개발에는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는 LCD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개발을 게을리하거나 정부가 지원을 중단한다면 일본이나 대만보다 산업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신규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TV의 핵심부품 가운데 하나가 될 PDP도 육성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분야다.
평판디스플레이는 생산량이 늘수록 생산비가 줄어드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따라서 우리는 앞선 기술개발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많은 수요를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겠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상징성이 큰 정부의 기술개발과제에 평판디스플레이 분야가 빠지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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