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經癒着<30>
훗날 대선에 도전하는 야심을 가지라는 말은 달콤한 유혹이었다. 내가 실제 대선에 도전할 만큼의 능력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선배님이 이끌어주신다면 정가에 들어오겠습니다.』
『잘 생각했네. 야심을 가지게. 그렇다고 벤처기업을 하듯이 모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닐세. 정치는 모험으로는 실패하네.』
『명심하겠습니다.』
『어떻게 데뷔하겠나? 내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데, 지역을 맡아 해보겠나, 아니면 전국구로 나가겠나?』
『지역을 맡아 하는 일은 어려울 듯합니다. 고향에서 떠나온 지도 수십년이 된데다가 그곳은 다른 분이 지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 회사가 있는 서울 강남에서 출마하기에는 너무 역부족입니다.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아서 1년이란 시간으로는 부족합니다. 만약 제가 10년 전부터 강남에서 출마할 생각을 가졌다면 당선될 자신이 있습니다.』
『10년 전부터 준비한다고?』
『그렇습니다. 정치는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열정이군. 그럼 전국구로 나가야겠군.』
『그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준비를 하게. 회사의 경영권도 다른 전문 경영인들에게 넘겨야 할 것이야. 지금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몇 개지?』
『해외 법인 등록된 것까지 합해서 열일곱개입니다.』
『재벌 그룹이 따로 없군.』
『자회사 개념의 기업입니다. 법인 등록은 제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넘긴 회사가 반 이상입니다.』
『어쨌든 모두 정리를 하게. 그건 그렇고, 점심을 먹으러 갈까? 내가 잘 가는 곰탕집이 있는데 그곳으로 갈까?』
『전 무엇이든지 좋습니다.』
『방을 예약해 놓으라고 했지. 가면 될 거야.』
『저는 빠질테니 두 분이 하시지요.』 홍 의원이 말했다.
『홍 의원, 왜 그래? 우리 둘이 밀담 나눌 이야기도 없어.』
김성길 의원의 말에 홍석천이 웃었다. 김 명예총재가 일어서자 우리도 일어났다. 당사 현관으로 나가자 김 총재의 전용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김 명예총재와 홍 의원이 뒷좌석에 타고, 내가 운전석 옆에 올랐다. 김 명예총재는 전직 대통령을 지냈기 때문에 경호원들이 있었다. 비서가 탄 차와 경호원 차량이 앞뒤에서 호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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