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내수시장 위축 타개전략 비교 점검

◆올들어 IT내수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IMF위기를 시작으로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 가격표시제 금지, 특소세 폐지, 양판점·할인점 급부상, 인터넷쇼핑몰 등장, 일본업체들 직접 진출 등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전자업계는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더욱이 내수경기가 침체되고 엔화약세가 지속되는 등 안팎으로 시장환경은 더욱 불안해지고 있어 국내 전자산업의 양축을 이루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국내판매사업부」와 「한국영업부문」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양사의 국내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상현 삼성전자 부사장(53)과 성완석 LG전자 부사장(54)은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지난 76년 각각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입사한 후 25년 가까이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어온 그야말로 영업의 귀재로 통한다.

두 사령탑은 『시장점유율을 조금 높이기 위해 과열경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내수시장도 바야흐로 글로벌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어 앞으로는 제품력과 서비스 등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한편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선 과감히 협력해 나갈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전국 대리점 사장들을 대상으로 올해 사업설명회를 마치고 돌아온 이상현 부사장과 성완석 부사장을 만나 내수시장 전망과 영업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삼성전자 국내판매사업부 이상현 부사장

-올들어 실물경기가 매우 불안정하다. 이에 대한 대책은.

▲올해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4% 내외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경기에 특히 민감한 가전제품 수요가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외산 가전업체들이 AV제품과 PC를 중심으로 가격공세를 펼치는 등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제품군과 한발 앞선 기술력을 갖춘 디지털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우위를 지키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올해 영업전략은.

▲올해는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고객이 선택하는 「디지털 e컴퍼니」를 실현할 수 있도록 밸류업·스피드업·컨버전스업 등 「3업 이노베이션」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밸류업21은 이익중심의 부가가치영업을 체질화하는 것이며 스피드업은 고객접점 스피드 경쟁력을 혁신하는 것이다. 또 디지털컨버전스제품의 판매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AVP점을 확대운영하고 광고·판촉·홍보활동을 강화하자는 것이 바로 컨버전스업이다.

-양판점·할인점 등 신유통이 급부상하면서 리빙프라자 운영계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최근 2∼3년간 신유통점의 급증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많은 소규모 대리점들이 정리·폐업되면서 안정적인 유통망 확충이 절실해졌다. 따라서 전국 200여 리빙프라자를 제품판매뿐만 아니라 PC교육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토털서비스 거점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지역 대리점들도 리빙프라자를 벤치마킹함으로써 자체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e커머스팀장을 겸임하고 있는데 e비즈니스 전략이 있다면.

▲삼성전자가 인터넷쇼핑몰(GOSAMSUNG)을 운영하는 목적은 업무프로세스 개선과 사이버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제고, 인터넷 관련 신규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데 있다. 앞으로는 기존 대리점체제에 온라인마케팅을 접목하는 e마케팅 포털을 추진하는 온오프 유통망의 융합을 통해 상호 공존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 사이버대리점 활성화를 통해 현재 500억원 수준인 B2C매출액을 올해는 1000억원으로 배 이상 늘려 나갈 생각이다.

-대리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 있다면.

▲대리점들도 이제 벤처정신으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역내 대리점간 적자생존을 통해 M&A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 현재 브라운·물리넥스 등 일부 수입가전을 구매해 대리점들에 공급하고 있는데 앞으로 아웃소싱 품목을 과감히 늘려 대리점의 수익구조를 개선시키는 데 도움을 줄 생각이다.

◇LG전자 한국영업부문 성완석 부사장

-올들어 내수경기가 매우 불안정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올해는 1조원 규모의 단말기영업을 단말기사업본부로 이관시킴에 따라 순수 가전제품만을 갖고 2조원 이상의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다행히 플라톤(완전평면TV)·디오스(양문여닫이냉장고)·엑스캔버스(프로젝션TV) 등 프리미엄제품군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함에 따라 올해도 이 부문에 전력투구한다면 충분히 승산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전략이 있다면.

▲유통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전속대리점·양판점·할인점 등 각 유통채널간 갈등을 줄이고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채널간 적절한 포트폴리오정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신유통은 물론 영세대리점·중견대리점·대형대리점 등 모든 채널이 각각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면서 공존공생해야만 지역상권 전체가 활성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신유통팀을 별도조직화한 것은 신유통사업을 특별히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밀착관리를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하이프라자 운영계획에 대해 관심이 높은데.

▲1000여개 대리점 가운데 100여군데를 제외하곤 대다수 대리점이 소규모 매장을 갖추고 있어 이들 대리점을 통해선 LG전자의 다양한 제품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프로젝션TV·PDP TV·디오스냉장고 등 대형 첨단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LG전자의 전제품라인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선 최소 120평 이상 규모의 대형매장이 필요하다. 하이프라자는 전국적으로 80여개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매장 규모가 커 디지털 전시매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가전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많은 기업이 디지털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생활속의 디지털제품을 가까이 접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은 거의 없다. 물론 일반 유통매장에도 디지털코너가 마련돼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디지털제품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 LG전자는 2월 중순께 서울 도심 한복판에 실제 가정환경에서 각종 디지털제품을 홈네트워킹으로 연결해 놓은 디지털체험관과 이들 제품을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을 결합시킨 「하이프라자 홈네트워크(가칭)」를 오픈할 예정이다.

-대리점들이 운영할 제품군을 다양화하려면 아웃소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올 1·4분기부터 아웃소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국내외 히트상품을 적극 발굴, 특히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마케팅능력이 취약하고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들과 적극 협력해 다양한 제품을 상품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터넷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인터넷상에 e카탈로그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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