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가격인하와 PC제조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맞물리면서 최근 PC시장에는 CPU의 공급량이 모자라 하루게 다르게 판매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인텔의 펜티엄Ⅲ 1㎓ CPU는 용산 전자상가는 물론 PC제조업체에서도 물량이 달리고 있고 가수요까지 더해져 2∼3일 사이에 2만원이 오르는 등 구득난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테크·인텍앤컴퍼니·제이씨현 등 인텔 대리점3사는 요즘 들어 희색이 만면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 유입되는 비정품에 대응키 위해 일부 기종을 수입원가 이하에 판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윤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느닷없이 국내 PC수요가 늘어난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인텔의 펜티엄4 확산전략과 중견 PC제조업체들의 2월 공격을 위한 예비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달 28일 CPU가격을 일제히 인하하면서 펜티엄Ⅲ 1㎓ CPU의 가격을 465달러에서 268달러로 무려 43%를 인하했다. 이와함께 펜티엄4 1.4㎓도 575달러에서 440달러로 23% 인하했다. 이는 인텔이 앞으로 상위기종 CPU시장의 주력 제품을 1㎓ 이상의 상위기종으로 유도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인텔의 전략은 그대로 맞아 떨어져 전자상가의 조립PC업계를 비롯해 중견 PC업계에서 펜티엄Ⅲ 및 펜티엄4 1㎓급 기종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인텔 대리점의 판매실적을 보면 가격인하 전에는 저가·중가·고가 시장의 대표적 기종인 셀러론 700㎒, 펜티엄Ⅲ 800㎒, 펜티엄 1㎓급 기종의 판매비율이 각각 10%, 85%, 5% 수준이었으나 가격인하 후에는 저가 및 중가시장은 셀러론 733㎒와 펜티엄Ⅲ 866㎒가 각각 10%, 70%선을 차지하며 상위 기종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특히 1㎓ 이상은 20%로 수요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당초 램버스D램을 포함해 489달러로 인하될 것으로 알려졌던 펜티엄4 1.3㎓가 71달러나 낮은 418달러에 대리점에 공급됨으로써 펜티엄Ⅲ 1㎓와의 실제 가격차가 100달러 수준으로 좁혀져 펜티엄4 1.3㎓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의 가격인하와 맞물려 현주컴퓨터·주연테크·세이퍼컴퓨터·세지전자 등 중견 PC업체들이 졸업·입학 시즌을 겨냥한 전략모델로 1㎓ 이상의 PC를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나서면서 가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제조업체들의 졸업·입학 시즌을 겨냥한 판촉전이 한풀 꺾이기 전까지는 CPU 구득난과 가격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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