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프린터 업체 출력 속도 경쟁

잉크젯프린터 업체의 기술개발 무게중심이 출력 품질에서 출력 속도로 옮겨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잉크젯프린터의 출력 품질은 일반용지에 인쇄할 경우 해상도가 600dpi 이상이면 육안으로 구분이 어렵다. 이미 2400dpi까지 높아진 해상도가 제 값을 하려면 고가의 전용지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사용자들은 전용지보다는 일반용지를 선호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잉크젯프린터 업체들은 앞다퉈 출력 품질 향상 기술을 발표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새로운 마케팅 활로의 해답을 출력 속도에서 찾고 있다.

잉크젯프린터 업체들이 출력 속도 향상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분당 12장. 분당 12장은 5초에 1장씩 인쇄가 가능한 수치로 50만원 정도의 보급형 레이저프린터가 분당 6장 정도, 100만원을 상회하는 고급형 레이저프린터가 분당 16장 정도를 출력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매우 빠른 속도다.

잉크젯프린터 업체들은 이러한 출력 속도 향상을 앞세워 잉크젯프린터 시장을 가정용에서 그래픽 전문가와 기업용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업용 시장에서는 컬러 레이저프린터에 비해 고속 잉크젯프린터의 가격이 4분의 1 이하인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흑백 레이저프린터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신

규 수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프린터 출력 속도 경쟁에 도화선 역할을 한 것은 한국HP(대표 최준근)다. 이 회사는 작년 말 흑백 문서 기준으로 분당 17장을 인쇄할 수 있는 「데스크젯 990cxi」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컬러 문서의 경우에도 분당 13장을 출력할 수 있다. 이 제품은 HP가 자체 개발한 출력 속도 향상 기술인 HPA(High Performance Architecture)를 적용했다. 이 기술은 인쇄 데이터를 압축해 전송해 출력 속도를 높인다. 한국HP는 이 제품과 함께 디지털카메라에 사용되는 저장장치인 메모리카드를 바로 인식할 수 있는 「포토스마트 P1218」과 「포토스마트 P1215」를 출시했다. 이 두 제품은 각각 분당 17장과 15장의 흑백 출력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한국HP와 비슷한 시기에 디자인 전문가를 겨냥한 「MJC-1310i」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분당 13장의 흑백 출력이 가능하며 최고 해상도는 2400dpi다. 특히 이 제품은 전용지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용지에 출력해도 출력 속도가 유지된다.

한국엡손(대표 다카하시 마사유키)은 이달 말 흑백 인쇄는 분당 13장, 컬러 인쇄는 분당 12.5장이 가능한 스타일러스컬러 980H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속도뿐 아니라 지원해상도가 동급 최고인 2880dpi다. 이 회사는 2월에 흑백과 컬러 출력 속도가 각각 12장과 11.5장인 저가형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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