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업에서 배운다>4회-인터뷰: 장병석소니코리아회장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니의 기업이미지 조사에서 상당수 미국인들이 소니를 미국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소니가 철저하게 세계화를 지향해 왔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반평생을 소니와 호흡해 온 한국인, 장병석 소니코리아 회장은 소니가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브랜드의 세계화에서 찾는다.

『「SONY」라는 브랜드명 자체도 세계를 염두에 둔 것입니다. 따라서 소니는 태생부터 세계화에 초점이 맞춰진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 회장은 소니가 설립된 지난 46년의 가난한 일본 경제는 소니가 세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설명한다.

『소니는 지난 88년 모리타 아키오 회장이 주창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세계적인 시야를 가지고 지역에 밀착해 행동하자)」으로 다시 한번 세계인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맞게 됐습니다.』

모리타 회장의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은 기술, 제품 콘셉트, 브랜드 등을 세계적으로 통일해 규모의 경제성을 추구하는 한편 각 지역에서 철저하게 현지화해 현지 소비자의 욕구에 세밀하게 대응하자는 것이었다.

『저 같은 한국 사람이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것도 소니의 세계화를 이야기할 때 자주 쓰이는 예 가운데 하나입니다.』

장 회장은 미국 유명 언론이 전세계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0년 설문조사에서 소니가 존경받는 기업 3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을 잊지 않을 만큼 소니라는 브랜드에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지금의 소니가 갖고 있는 경쟁력은 이데이 회장과 안도 사장의 콤비네이션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 발상입니다.』

『가까이에서 대하는 이데이 회장은 거침없고 활달한 성격의 신사로 상대의 닫힌 마음도 열 수 있는 믿음과 포용력, 미래를 정확히 조망하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장 회장은 21세기 소니 재도약의 발판은 이데이 회장이 다져놓을 것이라며 CEO에 대한 신뢰를 감추지 않는다.

『소니는 새로운 제품의 탄생을 창조가 아닌 발견으로 표현합니다. 원래 소비자의 마음속에 존재했던 제품이 소니에 의해 발견된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지요.』

장 회장은 소니가 전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제품을 끊임없이 「발견」해 내는 눈을 키워 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말로 소니의 존재가치를 표현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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