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국내 공급업체가 키펙스에서 대원컴퓨터로 바뀐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대원컴퓨터(대표 정명천)를 한국내 대리점으로 새로 지정키로 하고 다음달 5일께 정식계약을 체결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웨스턴디지털의 국내대리점은 지난 99년 엠에스테크를 거쳐 지난해 키펙스로 변경됐으며 이번에 세번째로 바뀌게 됐다.
대원컴퓨터는 그동안 키펙스가 공급한 웨스턴디지털 HDD에 대한 AS도 모두 담당키로 했으며 30일부터 발주를 내는 등 본격 영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컴퓨터는 지난 88년 설립된 컴퓨터 주변기기 및 부품 유통업체로 HP코리아·엡손코리아·한솔전자·소니코리아·LG전자 등과 대리점계약을 맺고 있다. 전국에 23개 직영 영업소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20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니해설>
웨스턴디지털이 국내대리점을 돌연 교체한 배경에 대해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 HDD는 엠에스테크 시절부터 지금까지 1년 6개월 동안 정품만 대략 50만개가 국내에 공급됐다. PC제조업체에는 거의 납품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물량이 용산 등 유통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풀이되며 그 결과 일선에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0∼35%선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듯 짧은 시간안에 국내 HDD유통시장에 뿌리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웨스턴디지털이 새로운 대리점을 지정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키펙스의 영업실적 부진을 가장 큰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키펙스는 지난 99년 엠에스테크에서 제품공급권을 이양받은 이래 지금까지 월평균 3만개 정도의 HDD를 공급해 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문제로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한 것이 전격 교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키펙스는 용산 등 유통시장에만 주력했을 뿐 가장 큰 시장인 PC제조업체들에 대한 영업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면서 지난해 국내의 전체 HDD시장에서의 점유율이 5%도 채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디지털이 이미 후지쯔 HDD대리점을 맡고 있는 대원컴퓨터를 굳이 대리점으로 지정한 것도 앞으로 유통시장과 함께 OEM시장도 함께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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