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형 플러스 사용하는 전자제품 시중 유통, 화재 우려도

KS규격과 다른 플러그(AC코드)를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시중에 상당량 나돌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관련업계와 소비자보호원 등에 따르면 전자상가·인터넷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핀의 굵기가 얇은 유럽형 플러그를 탑재한 수입오디오·TV·소형가전제품 등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형 플러그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KS규격의 콘센트에 꽂을 경우 핀의 굵기가 안맞아 헐겁기 때문에 쉽게 빠져버릴 뿐 아니라 접속 불안정으로 인한 스파크로 화재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일반 소비자 대부분이 플러그 규격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고 플러그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전자제품 수입업체들이 도입물량을 늘리고 있어 소비자 피해는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유럽형 플러그를 탑재한 전자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은 일부 수입업자들이 동남아시아·중국 등지에서 유럽 수출용으로 만든 제품을 국내로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병행수입업자에 의해 유통되는 이들 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유통 재고상품이 대부분으로 공식 수입업체들이 도입한 같은 모델에 비해 마진이 높기 때문에 도입물량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수입업자는 형식승인을 받을 때는 KS규격으로 승인서를 취득한 뒤 실제 제품을 들여올 때는 유럽규격 플러그를 탑재한 채 그대로 수입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더욱이 세관에서조차도 플러그 규격에 대한 상식이 부족해 별다른 제재 없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어 형식승인 이후 사후검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플러그의 KS규격은 핀의 직경이 4.8㎜인 데 반해 유럽형은 직경이 4.0㎜다.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지만 플러그의 모양 자체는 KS규격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아 전자제품 본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소비자들로서는 무심코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소비자보호원 시험검사소 이계훈 실장은 『유럽형 플러그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접속불량으로 인해 플러그 주위가 까맣게 흑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며 『아직 보고된 것은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화재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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