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유망 벤처기업을 살리자.」
벤처금융경색과 경기침체의 여파가 한국 첨단기술벤처의 요람으로 불리는 대덕밸리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대덕밸리를 비롯한 대전·충남 지역 유망 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대형 투자설명회 「대덕벤처밸리 투자마트 2001」이 오늘 정부대전청사에서 막을 올린다.
중소기업청·대전광역시·전자신문 등이 공동 주최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기술신용보증기금·한국벤처캐피탈협회·21세기벤처패밀리 등의 후원아래 열리는 이번 행사는 중기청이 대덕밸리에서 「벤처스타」를 꿈꾸는 기술 벤처기업 60개사를 선정,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자금 공급사이드인 투자업계에서는 정책자금으로도 벤처펀드를 조성 운영하는 민간 벤처캐피털 52개를 비롯, 은행, 투신 등의 기관투자가 10여개 등 무려 70여개의 벤처투자기관이 참가함으로써 사상 최대 규모의 벤처기업 투자유치설명회(IR)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행사는 벤처기업과 투자기관을 단순히 연결하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IR에서 연결된 벤처기업과 투자기관 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투자유치성과가 이뤄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참여기업선정을 업체의 자율적인 신청을 통한 방식이 아니라 중진공 지역본부, 기술신보 기술평가센터, 21세기 벤처패밀리 등에서 100여개사를 추천받아 이 중 유망기업 60개를 고르는 방식을 채택했다. 일종의 검증받은 기업으로 제한, 실질적인 투자성과를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중기청은 이와 함께 참가대상을 해당 벤처기업과 창투사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섹션별로 구분된 투자설명회 위주의 진행과 기업에 대한 심층분석 및 정보제공을 위해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또 참가업체 리스트를 별도 관리, 향후 1년간 투자여부와 실적을 지속적으로 체크할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다른 어떤 지역에 앞서 대덕밸리 벤처에 대한 특별 지원에 발벗고 나선 것은 첨단 벤처의 요람인 대덕밸리가 갖고 있는 상징성과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여기엔 또 대덕밸리 벤처육성을 통해 벤처붐을 재조성하고 우리 경제의 재도약 기반을 조성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지난 73년 일본 스쿠바 연구학원 단지를 벤처마킹, 대전 유성구에 총 면적 834만평으로 조성된 대덕밸리는 명실상부한 국내 첨단기술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첨단 정보기술은 물론 생명과학, 신소재 및 대체에너지, 우주·항공에 이르기까지 대덕밸리는 우리나라 첨단 과학기술의 진열장이다.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생명과학연구원 등 17개 정부출연연구소와 8개 정부투자기관, 29개 민간연구소, 4개 고등교육기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연구인력만도 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외견상 세계 벤처비즈니스의 본고장인 실리콘밸리에 비해 손색이 없다.
바로 이같은 상징성 때문에 정부로서도 다른 어떤 벤처집적지역에 앞서 대덕밸리를 집중지원 대상지역으로 먼저 꼽은 것이라 볼 수 있다. 더구나 이같은 상징성에도 불구, 그동안 대덕밸리는 서울 테헤란밸리 등에 비해 투자기관으로부터 소외받아 왔다.
첨단기술로 무장, 벤처비즈니스에 관한 한 무한한 잠재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번에 정부가 대덕밸리에서 대형 벤처 IR를 개최한 중요한 이유다. 대덕밸리도 전국적인 벤처열풍을 타고 지난 99년부터 벤처바람이 몰아치면서 묵묵히 연구개발에 몰두해왔던 고급인력을 벤처로 끌어냈다. 이렇게 해서 연구소를 나온 인력은 그대로 창업으로 이어졌고 지금도 그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테헤란밸리 벤처기업과 달리 산업의 핵심을 이루는 부품·소재 및 생명공학, 반도체 등 알찬 벤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점도 대덕밸리가 보유한 무한한 잠재력 중 하나다. 소위 「되는 사업」을 하는 벤처가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700여개에 달하는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은 정부 또는 민간 연구소 출신 전문인력이 창업한 벤처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단순 아이디어나 비즈니스모델로 수익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벤처가 상대적으로 많은 테헤란밸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바로 이 점이 벤처캐피털업계를 대덕으로 유인하는 근본 이유기도 하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수많은 투자가들이 헤집고 다닌 서울 등 수도권지역은 솔직히 돈이 없어서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딱히 투자할 만한 유망벤처가 드물다』며 『그러나 대덕밸리는 아직도 「숨은 보배」와 같은 벤처가 널려 있다』고 강조한다.
벤처산업 재활성화라는 목표아래 신사년 새해 벽두부터 정부의 주도아래 민간 벤처캐피털과 공공 벤처지원기관, 벤처기업 등이 합심해 새로운 벤처 IR 모델로 모습을 드러낼 「대덕밸리 벤처마트 2001」. 이번 행사의 성공여부는 비단 대덕밸리 벤처들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전국의 벤처업계는 이 행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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