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연휴엔 가족과 함께 한 편의 영화를 즐겨 보자.
이번 연휴엔 전세계 어린이들을 감동시킨 화제의 만화영화에서부터 애절한 멜로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명작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연휴기간 동안 지난 한 해를 반성하고 차분히 새 설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패밀리맨」이 안성맞춤이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비즈니스맨 잭 캠벨(니콜라스 케이지)은 일이 인생의 전부인 워커홀릭이다. 번 돈으로는 초호화 아파트와 최고급 승용차를 유지하고 값비싼 옷을 사는 데 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회사에 남아 밤늦도록 일하던 그는 깜빡 잠이 든다. 그런데 꿈속의 그는 13년전 출세를 위해 헤어졌던 옛애인 케이트(티아 레오니)의 남편에, 박봉에 시달리는 타이어 판매원으로 변해 있다. 두 아이의 육아비를 마련하기 위해 잔돈도 아껴야 하는 처절한 생활을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인생의 참된 가치를 깨닫는다는 줄거리.
비록 틀에 박힌 교훈적 이야기같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의 실감나는 연기력이 공감대를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새해를 웃음으로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자카르타」가 제격이다.
은행을 털어 일확천금을 손에 쥐겠다는 세 명의 일당들은 국제범죄조직 사이에서 완전범죄를 뜻하는 은어 「자카르타」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약간 모자란 듯하면서도 엉뚱한 일당들은 가스폭발을 가장해 은행을 턴다거나 무기밀매상을 통해 강도로 분하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을 고안해 낸다.
임창정·김상중·진희경·윤다훈 등 말쑥한 스타급 배우들이 좌충우돌 우스꽝스런 범죄자 역할을 해내어 포복절도할 웃음을 쏟게 한다.
즐거운 상상력을 즐기기에는 「불후의 명작」도 볼 만하다.
코믹연기의 대가 박중훈이 삼류인생의 비애를 코믹터치로 그린 이 영화는 인생의 낙오자들에게 보내는 감독의 격려의 박수다.
에로비디오감독 인기(박중훈)는 벗기는 장면 없이도 불후의 명작을 찍는 것이 삶의 목표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시나리오 작가 여경(송윤아)을 만나 「날으는 인간 폭탄」이라는 꽤 괜찮은 영화를 기획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제작자는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짝사랑했던 여경이 떠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인기.
인생은 결코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도 꿈을 갖고 살아볼 만하다는 감독의 메시지가 박중훈의 연기력과 에로비디오제작이라는 코믹한 설정이 어우러져 재미를 더한다.
SF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는 「레드플래닛」을 권할 만하다.
서기 2025년 공해와 자원고갈로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게 되고 인류는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들기로 하고 탐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토양 생성중이던 화성에 문제가 생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성에 간 과학자들은 현지 생명체들과 목숨을 건 싸움을 시작하게 되는데….
주연을 맡은 발 킬머의 연기력과 안토니 호프만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져 박진감 넘치는 긴장감을 전한다.
이밖에도 엽기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와 자녀들에게 점수를 따야 할 가장들을 위한 「포켓몬스터」 「치킨런」 「102달마시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의 만화영화도 기다리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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