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Ⅰ-도전 21>기타 대기업-아남반도체

아남반도체는 지난해 반도체 패키징 공장의 매각을 통해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로 거듭났다. 올해는 파운드리전문업체로 첫 출발하는 해다. 그런 만큼 새해를 맞는 각오도 남다르다.

아남반도체는 지난해말 황인길 대표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박광오 부사장이 등장하면서 면모를 일신했다. 생산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워 파운드리 전문업체로서 본격적인 도약에 나선 것.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은 2분기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예상 성장률은 15%다.

파운드리 시장은 이보다 높은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반도체업체와 시스템업체의 아웃소싱 추세에서 외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아남반도체는 지난해말까지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웨이퍼 투입량 기준으로 월 2만5000장으로 확대했다. 올초에는 생산능력을 월 3만장으로 확대해 본격적인 파운드리서비스를 펼친다는 전략이다.

고정비에 대한 투자 회수율을 높이려면 매출 확대가 불가피하다.

아남반도체는 고정거래선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외에도 신규 거래선을 확충하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특히 전문설계업체에 대한 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또 설계자산(IP)과 라이브러리 분야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파운드리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생산측면에서는 수율 개선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투자 여건상 당분간 대대적인 신규 투자가 힘든 상황에서 기존 설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설비 투자는 상반기까지 최소한의 투자만 집행할 계획이다. 이미 보완투자를 완료했기 때문이다. 다만 신제품 개발에 관련된 생산 설비와 장비에 대해서는 5000만달러 정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동향을 분석해 설비 투자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투자 시점도 하반기에 결정될 전망이다.

아남반도체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는 현대전자와 신규 진출한 동부전자가 경쟁 상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남반도체는 이 분야에 미세공정과 디자인 등 앞선 기술로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대만의 TSMC, UMC와 같은 경쟁사들에도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아남반도체가 올해 잠정적으로 잡은 매출 목표는 4.5억∼4.8억달러 수준이다. 지난해에 비해 22%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 반도체 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아남반도체가 파운드리전문업체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또다른 역사를 만들어 갈는지 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은 이 회사의 2001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내보이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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