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보기술(IT)업체들이 언제쯤 약세국면에서 벗어나 주가를 회복할 것인가.
악성루머로 주가가 속락했던 LG전자와 현대전자가 더 이상의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부채비율 축소와 루머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을 내놓고 있어 증시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 IT주는 시가총액면에서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이들 업체의 향방에 따라 국내 증시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가 안정을 위해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쪽은 LG전자. LG전자는 상환우선주 발행과 자사주 매각, ABS(자산유동화증권)발행 등을 통해 총 7094억원의 자금을 모아 부채비율을 210%대로 낮출 수 있게 됐다. 여기에다 올해 경상이익중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면 연말 부채비율 200%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증시전문가들은 LG전자가 투자자들과 약속한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신뢰회복 차원에서 중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LG전자는 정보통신과의 합병을 통해 부채비율이 상승했고 IMT2000과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에서 모두 탈락,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전자도 최근의 주가폭락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작업에 나섰다. 현대전자는 연말까지 갚아야할 부채규모가 1조1600억원이라 밝히고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보유주식 매각 등 다양한 추가방안을 마련중이라며 항간에 나돈 위기설의 진화에 나섰다. 또 시장에 떠돌고 있는 괴소문은 과장된 부분이 많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의 유동성 위기설은 납득하기 어렵지만 증시에 나도는 소문이 소문으로 끝나게 하기 위해서는 좀 더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근거제시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LG텔레콤은 최근 유상증자 연기를 발표했다. 주가가 폭락한 상태에서 자금 확보만을 위해 증자를 하는 것은 주식물량이 늘어나 주가가치를 희석시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데이콤은 주가를 만회할 만한 뚜렷한 모멘텀 제시를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LG그룹이 통신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데이콤과 LG텔레콤을 매각할 경우 이들 업체의 주가상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한증권 이정수 애널리스트는 『연말 주식시장이 폭락으로 어지럽지만 그룹계열사들이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비중이 높은 대기업 IT주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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