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Ⅲ-도전 21 벤처기업>이런 벤처CEO가 성공한다

진정한 벤처기업가는 어떤 사람일까.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찾기란 쉽지않아 보인다. 오히려 명쾌한 답을 내놓는 것 자체가 이상할 정도다. 진정한 벤처기업가는 「입이 아닌 머리와 몸」으로 이 답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벤처기업에는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CEO가 존재한다. 불확실한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CEO의 진정한 리더십은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기업들에서 이같은 희생정신과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찾아볼 수 있다.

또 이들 성공적인 벤처기업에는 기술과 시장의 일체화가 두드러지며 탁월한 기술과 사업능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적어도 창업자 자신이 기술뿐 아니라 시장 및 고객 움직임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 두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감안한다. 공학도나 기술자 출신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이 결과 신속하고 종합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성공한 벤처기업의 경우 업무에 몰두하는 창업자와 동업자의 존재가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이같은 동반자적 관계 속에 경영자와 조직원간의 벽은 없어진다.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 당시 어려움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CEO는 이같은 관계를 형성, 단단한 조직력을 갖춰나갈 수 있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전문개발회사인 다우기술(대표 김익래)은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디지털위성방송 수신기 제조업체인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시행착오의 학습과정을 통해 시장 기회를 포착하고 거기에 기술을 결합시킴으로써 꾸준히 성장, 한국벤처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켈빈 켈리는 「디지털 경제를 지배하는 10가지 법칙(new rules for the new economy)」이라는 저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벤처기업인이 생각해야 할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 벤처CEO가 염두에 둬야 할 몇 가지 조건으로 △현재의 성공은 잊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라 △지구 전체를 무대로 사유하고 행동하라 △조화가 아니라 흐름에 투자하라 △기술로 시작해서 신뢰로 끝내라 △효율성보다는 기회를 택하라 등을 꼽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 초 국내 선발 벤처기업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며 당시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승리감에 도취해 있었다. 이런 승리감은 무분별한 확장과 명확한 비전을 상실, 그들이 그렇게도 비판했던 대기업의 전철을 밟았다. 그리고 현재 많은 벤처기업들은 유동성 위기, 수익모델 부재 등 창업이후 가장 큰 난관에 봉착했다. 창업 당시에 형성된 창조적 긴장감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신화를 만들어 낸 앤디 그로브 회장의 말처럼 『자기만족이야말로 기업경영에 가장 큰 적』임을 벤처CEO는 명심해야 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 그곳에 성공이 있다』고 말하는 일본 사키야마자동차서비스의 사키야마 사장이 말하는 성공철학은 「하고 싶은 일」이다. 그에게 사업은 단순한 돈버는 일이 아닌 즐거운 일이었던 것이다. 발상의 전환과 도전정신, 그리고 자기 일에 대한 신념 등이 성공에 이르는 첩경이며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게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길임」을 벤처기업인들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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