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디지털콘텐츠산업육성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는 산업육성을 위해 법안 제정을 서두르자는 쪽과 이를 반대하는 인사들로 갈라져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공청회에는 법안을 마련한 경희대 이상정 교수가 발표를 맡고 국회 법제 연구실 김은기 박사를 비롯,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국 손홍 국장과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국 오지철 국장이 정부 대표로, 한국콘텐츠사업연합회 김근태 회장과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종진 사무국장이 업계 대표로 각각 참석했으며 소비자보호원의 설승현 국장이 이용자 입장에서 패널로 참석했다.
의원입법을 제안한 정동영 의원은 『1차 공청회 이후 많은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산업육성법으로 골격과 내용을 바꿨다』면서 『테헤란밸리에 불이 꺼지고 있는 만큼 벤처를 육성하고 지식정보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이 법안의 제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법안 제정과 관련, 『어느 한 부처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생각도, 졸속으로 입법할 생각도 없다』면서 『산업화과정의 20년은 인터넷시대의 1년과도 같은 만큼 하루빨리 입법이 되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참석한 문화관광부 오지철 국장은 『디지털콘텐츠산업과 벤처를 육성해야 한다는 데는 분명 뜻을 같이 한다』면서도 『기존 콘텐츠의 기술적 변형에 불과한 디지털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별도로 입법을 추진하게 되면 기존 법률과의 상충문제와 중복투자의 논란을 빚을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의 재검토를 주장했다. 오 국장은 그러나 국회와 정부, 학계와 법조계, 업계 등이 참여하는 「디지털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를 한시적으로 설치·운영해 관련산업의 시급한 지원대책과 법적 보완장치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정보통신부 손홍 국장은 『그동안 정통부가 왜 이 법을 만들려 하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며 『정부조직법에 의거, 정보통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본업무인 만큼 통신인프라위에서 통용되는 디지털콘텐츠 육성안도 정통부가 맡아야 하며 관련 법률 제안도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국장은 특히 『문화부나 교육부·건설부 등 각 부처가 각기 관련된 콘텐츠를 갖고 있지만 이것을 디지털화하고 체계를 세워 유통을 활성화하는 것은 관련 노하우와 기술·인력이 갖춰진 정통부가 하는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효율적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 부처가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친 가운데 민간대표로 참석한 관련 단체장들의 의견도 찬반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섰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종진 사무국장은 『1차 공청회 이후 한달도 채 안돼 법안이 도저히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환골탈퇴한 것은 당초 법안이 다양한 의견수렴 없이 졸속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개념도 모호한 디지털콘텐츠를 정의해 디지털콘텐츠사업자를 위한 법안을 만들고 각종 규제장치를 달아놓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한국콘텐츠사업연합회 김근태 회장은 『법안이 수정을 거치면서 오히려 타협한 듯한 인상을 준다』며 『영세업자들인 디지털콘텐츠업체들을 보호하고 유료화를 통해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보다 강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하루빨리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개별 토론자의 의견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공청회는 후반부로 갈수록 입장차이가 드러나면서 감정대립의 양상으로 치달았다.
방청객으로부터 입법 반대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종진 국장은 법안마련의 졸속성과 그동안 전자책이나 DOI사업 중복투자 등에서 보여준 정통부의 과욕을 드러내놓고 꼬집었고 정통부 손 국장은 자칫 부처 이기주의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콘텐츠사업자단체나 육성전담기관 같은 조항은 이미 삭제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일부 방청객은 주최측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기보다는 시간을 제한하고 질문지를 통해서만 질문을 받는 등 일방적으로 의견개진을 막는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가 오히려 업체나 소비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방청석에서 의견을 발표한 포인트라인의 신재형 사장은 당초 업계의 입장에서 입법을 건의했던 것이 5번이나 수정과정을 거치면서 정부 부처의 논쟁으로 변질돼 소모전을 띠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소비자보호원의 설승현 국장은 법안을 소비자 관점에서 뜯어본다면 이용자의 권리를 다수 침해하는 부분도 있다며 보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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