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종 e마켓, 출발부터 쉽지 않다

정부 지원아래 연내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사업에 돌입키로 했던 9대 업종 가운데 「유통」부문이 공동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놓고 출발부터 힘겨운 기색이다.

최근 한국유통정보센터 주관하에 15개 대형 제조·유통업체 임원진들로 「유통산업 e마켓플레이스 연구위원회(위원장 LG유통 이강태 상무)」를 구성하고 일단 논의는 시작했으나 아직 공동 e마켓에 대한 밑그림도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 넘어야할 산들이 다수 있지만 가장 큰 난제는 그동안 국내 유통업의 전통적인 업무관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한국유통정보센터 김유석 팀장은 『e마켓은 경쟁사들과의 협력관계 구축과 정보공유를 전제로 가능하다』면서 『그동안 차별적인 공급·판매 가격정책이 관행처럼 굳어졌던 국내 유통업계의 현실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화점·할인점 등 주요 유통업계가 매출정보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지금도 각종 리베이트가 당연시되고 있는 관습은 e마켓 공조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다.

이와 함께 소수의 초대형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도 공동 e마켓의 발목을 잡고 있다. 1∼2개 기업만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면 e마켓 구축도 단순 정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국내 실정에도 불구하고 현재 해외에서는 월마트·까르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구매력(바잉파워) 극대화를 겨냥, e마켓 구축·확산에 본격 나서면서 국내 시장도 조여오고 있다. 「GNX」·「WWRE」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대형 유통사들은 e마켓을 바잉파워의 차세대 「에너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한국까르푸 이봉진 이사는 『한때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들의 진입과 국내 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창일 당시 바잉파워는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되기도 했다』면서 『e마켓은 경쟁사와의 공조를 통한 바잉파워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유통산업의 2단계 구조개편을 촉발할 만큼 절대 필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결성된 유통 e마켓연구회는 업계를 대상으로 공감대 확산에 주력하는 대신 사업구체화는 당분간 시간을 두고 논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유석 팀장은 『일단 생활잡화류와 식음료 품목 위주로 유통업 중심의 e마켓을 구상중』이라며 『올해 말까지 개략적인 사업윤곽을 그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까르푸가 주도하는 글로벌 유통 e마켓인 「GNX」는 내년 초 국내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등 조만간 유통업계에도 e마켓 열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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