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이 외국계 투자펀드에 한글과컴퓨터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한글과컴퓨터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메디슨은 그동안 국내 기업에 한글과컴퓨터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매각업체를 물색했으나 국내 관련업체들이 「시너지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한글과컴퓨터 인수를 공식적으로 거부함에 따라 외국계 투자펀드와 접촉에 나선 것.
이에 따라 메디슨은 외국계 펀드와 국내 관련업체에 한글과컴퓨터 보유지분의 분할매각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어디로 매각되나 =20일 증권업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투자펀드인 홍스펀드와 싱가포르계 비커스펀드가 메디슨의 한글과컴퓨터 보유지분의 일부를 매입키로 결정하고 메디슨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메디슨은 무한기술투자 지분을 포함해 한글과컴퓨터의 지분 16.94%(813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8%정도를 외국계 펀드에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가격에 따라 외국계 펀드의 지분참여 범위가 달라지겠지만 경영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8∼9%의 지분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게 증시 및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메디슨은 『국내 기업들이 한글과컴퓨터 인수에 적극 나서지 않아 외국계 펀드와 협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번주내에 외국계 펀드와 한글과컴퓨터의 지분매각 협상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 나설까 =문제는 나머지 지분이다. 메디슨 박형준 팀장은 『국내 대기업 및 관련업체와 한글과컴퓨터 지분매각에 대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이번주내에 인수업체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 및 관련업계는 메디슨의 주장과 달리 국내 관련업체들이 나서지 않아 메디슨의 한글과컴퓨터 지분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다음커뮤니케이션즈·새롬기술·SK 등 한글과컴퓨터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국내 업체들이 메디슨의 한글과컴퓨터 보유지분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
또 외국계 펀드와 국내 기업에 분할매각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져 당초 주당 1만원 내외에서 매각하려던 한글과컴퓨터의 지분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글과컴퓨터의 지분 5.7%(286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무한기술투자는 메디슨의 한글과컴퓨터 지분의 분할매각으로 주당 매각가격이 예상보다 떨어질 경우 메디슨과 별도로 지분을 매각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메디슨 주가 향방은 =한글과컴퓨터 보유지분 매각이 메디슨의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컴 지분이 원만히 매각되면 일단 올해말까지 갚아야 할 300억원 규모의 단기부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이종승 애널리스트는 『한글과컴퓨터는 메디슨과 시너지 효과가 없었다』며 『한컴지분 매각이 구조조정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주가에는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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