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e메일이 대학풍속 바꾼다

「OO고등학교 동문 선배, 후배님. 10일 금요일 동문회가 있습니다. 공과대 계단 앞에 저녁 6시까지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중간고사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오래간만에 얼굴 좀 봅시다.」

OO고교 동문회장을 맡은 인하대 자동화공학과 3학년 이원재씨(24)가 동문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 대학 곳곳에서 각종 동문회와 동아리 소식을 전달,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던 대자보가 급속히 사라지는 가운데 전자우편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씨는 『과거에는 동문회 대자보를 학교 여러 곳에 붙였지만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대자보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다』며 『전자우편은 전달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대자보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이미 졸업한 선배들에게도 연락하기가 수월하다』고 밝혔다.

또 전자우편은 대학생들의 학습도구로 자리잡아 각종 정보나 자료 및 파일 전송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신미경씨(23)는 『파일과 자료는 전자우편에 저장해두고 사용하고 있어 굳이 디스켓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친구들이 2∼3개의 무료 전자우편 계정을 가지고 숙제와 자료교환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가에서 리포트나 과제를 디스켓으로 저장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든 일이 됐다.

대학생들의 생활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전자우편은 「가상대학」이 아닌 오프라인 수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 예로 인하대 홈페이지에는 「사이버클래스(cyberclass)」 코너가 마련돼 있다.

「사이버클래스」는 교수와 학생들을 연결하는 사이버공간으로 시간과 장소의 제

약을 없애고 강의에 대한 토론 및 과제제출을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은 개인의 ID와 비밀번호 입력으로 사이버클래스에 들어가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의견개진과 함께 해당과목 교수들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전자우편과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2000년 대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전자우편이 제공하는 여러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끔 문제가 발생해 학생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장혜린씨(23)는 『인터넷을 통해 교수님과 학생들이 더욱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 단순한 기계적 생활을 하는 느낌』이라며 『최근에 교수님께 과제를 전자우편으로 제출했는데 시스템이 다운돼 숙제가 제출돼지 않은 것으로 처리됐다』며 나름대로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 장씨는 『본의 아니게 전자우편이 잘못 전달돼 낭패를 본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여러 명 있다』고 소개했다.

전자우편을 생활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편리함에는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대면적인 접촉기회가 점점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인하대 이원재씨는 『전자우편이 편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 동문들이 모여 대자보를 만들고 붙일 때 느꼈던 구수하고 풋풋하던 인간적인 정을 못느끼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명예기자=박영철·인하대 autofe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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