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의 전자입찰 시대 개막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해온 전자상거래 활성화 정책의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003년까지 전자상거래 선진국 도약을 위해 올 초 전자상거래 활성화 종합대책을 수립, 민간과 공공 각 부문에 걸쳐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조달청은 이같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난 3월 전자입찰시스템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 개발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9월말 시스템 구축을 마쳤으며 10월에는 모의 입찰로 시스템 안정성 여부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전자입찰 시대를 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전자상거래 관련 법령 및 근거규정 마련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전자입찰시스템이 빛을 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7월 전자거래기본법과 전자서명법을 제정, 전자거래의 법적 효력을 근본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기본제도를 구축한 데 이어 최근 국가계약법시행령에 전자입찰 실시 근거 규정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국제조달 대상이 아닌 2억원 미만의 물품구매와 용역, 78억원 미만 시설공사에 대해 전자입찰 실시가 가능토록 한 것이다.
조달청은 전자입찰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안정성 확보에도 많은 시간을 들였다. 전자서명을 통해 전자입찰서를 제출할 경우 종전 인감도장으로 날인해 제출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발휘토록 한 공인인증이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 세계적으로 공인인증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져왔으나 실질적으로 활성화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는 전자입찰을 통해 공인인증제도의 조기 정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자입찰시스템 도입 배경 =조달청에서 발주하는 조달입찰은 그동안 업체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돼 말썽 및 분쟁의 소지가 상존해 왔다. 또 조달청의 대전 이전으로 입찰 참가를 위한 업체의 시간적 경제적부담이 가중된 것도 전자입찰시대를 앞당기는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조달청의 EDI 및 EC 사업으로 조달과정이 대부분 전자화됐으나 연간 34만여건에 달하는 제출과 접수는 수작업으로 처리돼 정보화 투자효과를 반감시켜온 것이 사실이다.
◇전자입찰시스템 기능 및 특징 =우선적으로 입찰 참여업체가 직접 입찰장을 방문할 필요 없이 인터넷을 통해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입찰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시스템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기관도 별도의 투자 없이 인터넷상에서 PC를 이용해 입찰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또 전자거래기본법 및 전자서명법에서 규정한 공인인증기관의 전자서명과 시점확인서비스를 적용, 비대면 접촉을 특성으로 하는 온라인상에서 입찰을 집행할 수 있도록 법적 효력을 뒷받침했다.
이와 함께 자체 구매비중이 비교적 큰 철도청을 포함해 모든 공공기관에서도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
◇기대효과 =전자입찰에 거는 가장 큰 기대효과는 무엇보다도 입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업체와 공무원 결탁에 따른 비리 발생 소지를 사전에 차단, 시스템에 의한 표준화된 입찰진행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연간 62억여원에 달하는 입찰에 따른 집행기관과 참여업체의 직접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달청에서는 입찰진행에 따른 업무처리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입찰참여 업체에서는 51억여원에 해당하는 업무처리 시간과 3억여원의 우편입찰 등기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또 온라인상 입찰을 실시할 경우 조달업체의 입찰참가 기회를 늘릴 수 있으며 담합 등 불공정 행위의 여지를 줄게 해 건전한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입찰은 이와 함께 공공기관간 공동 활용을 가능케 함으로써 중복투자를 방지, 예산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조달행정 표준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청의 전자입찰 도입은 이제 막 싹을 틔운 민간부문 전자상거래 발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성호 조달청장은 『이번 전자입찰시스템 개통으로 업체는 물론 공공기관의 전자조달입찰 시대를 열게 됐다』며 『입찰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조달청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전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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