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탈라인의 신용금고 불법 대출사건과 관련해 사건의 불똥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자 인터넷 벤처업계가 전체적인 업계 상황이 아니라고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인터넷업계는 이번 사건과 관련, 업계 전체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주가하락·투자위축·사기저하 등 악재가 겹치는 상황을 조기에 탈피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특히 일반투자자들은 물론 기관투자자들의 벤처 투자가 위축될 경우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인터넷 벤처업계의 젖줄마저 막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3R소프트의 유병선 사장은 『아직까지 뚜렷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업계 분위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며 『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이 하루빨리 정리돼 정상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업계의 의지를 반영해 인터넷기업협회에서도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사건은 개인의 사법적인 사건일 뿐 인터넷업계의 일관된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번 사건을 『잘못된 한 벤처인의 금융사기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전체 인터넷 벤처업계 대부분의 CEO들은 일밖에 모르는 성실한 사람들로서 잘못된 한 사람의 사건으로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정현준 게이트」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금융계 최고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 대한 업체들의 불신과 질타도 잇따르고 있다.
멀티미디어저작도구와 인터넷멀티미디어통합소프트웨어업체인 포롬디지탈은 최근 유가증권모집 혐의로 서울지검 특수부에 고발조치당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금융감독원의 조사발표 과정에서 본의아닌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이기붕 사장은 『최근 한국디지털라인과 금융감독원의 연루사건을 보면서 일부 벤처기업 도덕적 해이의 중심에는 타락한 금융감독기관과 권력의 밀착이 존재한다는 의문이 강해지고 있다』며 『금융감독기관의 체질개선 없이 경제개혁을 바탕으로 한 벤처강국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강한 어조로 정부를 질책했다. 이 회사는 30일 「금융감독원 관련 대정부 피해보상 소송 및 조사과정에 대한 의문제기 기자회견」을 갖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사건 자체가 벤처기업 차원을 떠나 금융계·정계로 확대된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벤처기업의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투명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단초가 돼야 한다』며 『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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