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를 넘어 e랜서(eLancer)의 시대가 오고 있다.
전자(electronic)와 프리랜서(freelancer)의 합성어인 e랜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해 전세계 곳곳에서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수주받아 이를 수행하는 전문가집단을 뜻한다.
미국 MIT의 석좌교수인 토머스 말론 교수는 「21세기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인력을 고용하고 근로자들은 급료의 대가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현재의 고용구조는 e랜서라 불리는 프리랜서들이 기업들로부터 필요로하는 프로젝트를 수주받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음으로써 기업은 비용절감과 업무효율을, 근로자는 능력에 따른 수입과 시간적 여가의 자유를 동시에 얻는 새로운 경제사회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예고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국경을 뛰어넘는 e랜서는 특정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찾아하기 때문에 자기 만족도가 높고 수입도 일반 기업체 종사자들보다 많은 편이다. e랜서를 이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꼭 필요한 부문에서 전문가에게 일처리를 맡김으로써 저렴한 가격에 프로젝트를 처리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직원 고용에 따른 추가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얻는다.
하지만 회사에 다니며 퇴근후 술자리에서 직장상사를 험담하던 과거의 모습은 추억으로 남게되고 혼자 일하는 외로움 역시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e랜서들도 하나의 프로젝트에 팀을 구성해 활동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미국·프랑스·독일 등 외국에서는 이미 이같은 e랜서의 활동이 매우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지난 95년에 설립된 미국의 e랜서닷컴(http://www.eLance.com)은 15만명 이상의 e랜서들이 수달러에서 백만달러가 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에 참여중이다. 이 회사는 내년초 나스닥 시장에도 등록될 예정이다.
e랜서의 활동분야도 초기에는 정보기술(IT)분야에만 집중됐지만 현재는 세무·법률·회계·통계분석·컨설팅·시장조사·의료·가사·취미·홍보·이벤트기획·개인업무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e랜서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와 실제 프로젝트 수행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소리넷커뮤니케이션(대표 박우진)이 지난 4월에 오픈한 e랜서 사이트(http://www.elancer.co.kr)는 10월 현재 2400명 이상의 e랜서들이 등록돼 있으며 총 302건의 프로젝트 계약이 실제 성사돼 진행중이다.
미국의 e랜서닷컴과 제휴한 이 사이트는 기업이나 개인이 RFP(Requests For Proposals) 양식에 프로젝트의 내용·금액·납기 등을 등록하면 해당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e랜서들이 직접 응찰하고 거래조건이 맞으면 계약이 체결된다. 또 일반적인 서비스나 긴급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e랜서들이 관련분야에 미리 제시해 놓은 표준가격 테이블을 검색해 선택할 수도 있다.
인터넷 물품 경매처럼 최저가를 제시한 e랜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응찰한 e랜서의 프로필과 과거 작업 내용을 보고 해당 프로젝트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e랜서를 직접 고르는 것이다. 또 고객 기업과 e랜서들은 프로젝트를 완료한 뒤에도 서로에 대해 대금결제·신뢰도·커뮤니케이션·품질 등 몇가지 항목을 상호 평가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개별 점수를 얻게 된다. 계속 낮은 점수를 받는 e랜서는 프로젝트를 수주받기 힘들어지고 낮은 점수의 기업은 다음에 프로젝트를 올려도 전문 e랜서들이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회원 가입비는 무료며 프로젝트를 한 건도 따내지 못한 e랜서는 연회비도 내지 않는다. 등록 후 첫거래가 성사된 경우부터 1만9000원의 연회비가 적용된다.
소리넷커뮤니케이션의 e랜서 사이트와는 형태가 조금 다르지만 프리랜서에게 일을 준다는 점에서 코리아드림넷(http://www.koreandream.net), 한국프리랜서그룹(http://www.koreafreelancer.com), 미시너스프리랜서그룹(http://www.freegroup.co.kr), 네오모드(http://club.neomode.com)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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