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가 중대형서버 시장에서 주요 운용체계(OS)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중대형서버 업체들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
현재 한국IBM과 SGI코리아가 리눅스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표명하고 있고 한국HP·컴팩코리아가 중립적인 입장을, 한국유니시스·델컴퓨터·한국후지쯔가 다소 소극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리눅스에 대해 다소 배타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리눅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처럼 서버업체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유는 CPU·운용체계 등 테크놀로지 전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e서버」로 모든 서버 제품 브랜드를 통일한 한국IBM은 이를 계기로 리눅스를 적극적으로 탑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IBM은 특히 메인프레임인 「Z시리즈(구 S390)」에도 리눅스를 포팅한다고 발표, 리눅스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고객과 경쟁업체를 놀라게 했다. 기간업무(일명 미션크리티컬)의 대명사로 알려진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탑재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IBM이 리눅스를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SGI코리아도 모든 제품에 리눅스를 탑재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미 본사가 모든 리눅스업체에 「아이릭스」 소스코드를 공개한다고 밝혔듯이 SGI는 대형 서버 「오리진 3000」을 비롯한 모든 서버에 리눅스를 탑재하고 나아가 리눅스 서버 전문업체로의 변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SGI코리아가 리눅스에 발벗고 나서는 까닭은 현재 서버의 주 CPU와 운용체계로 탑재하고 있는 「밉스」와 「아이릭스」를 앞으로 「윈텔」베이스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사는 「IA64」서버 시대의 생존 전략
을 리눅스에서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HP와 컴팩코리아는 일단 저가 기종부터 리눅스를 탑재해나간다는 중립적 입장이다. 즉 이들 두 회사는 대세에 따라 리눅스 포팅에 신축성을 갖고 대응해나가는 대신 「리눅스세상」에 대한 협력업체 지원·개발은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가운데 윈도NT를 리눅스로 대체하겠느냐는 질문에 70% 정도가 긍정적인 답변을 제시한 반면 유닉스에 대해서는 25% 정도만이 리눅스쪽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보여 당분간 미션크리티컬 분야는 유닉스를 밀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유니시스와 델컴퓨터·한국후지쯔는 아직까지 리눅스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들 업체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메인프레임, 유닉스·윈도NT를 통한 시장공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현재 리눅스에 대해 가장 배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썬이 리눅스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사가 추진하고 있는 「솔라리스」를 기반으로 한 「자바세상」이 인터넷·e비즈니스 컴퓨팅에 더욱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치 리눅스가 국내 서버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는 것처럼 비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인터넷 바람을 타고 형성된 「썬 선풍」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리눅스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즉 한국썬은 다양한 파이낸싱 전략을 합종연횡식으로 포위망을 넓혀가고 있는 「리눅스 군단」을 파괴하는 트로이 목마로 활용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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