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와 비즈아이닷컴·인터넷비즈니스연구센터가 공동 주관하는 「소비자 중심의 인터넷기업 평가사업」이 이번에는 온라인서점으로 눈을 돌렸다. 서적은 그동안 기업대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EC)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으로 꼽혔던 아이템. 이번 평가를 위해 3개 기관은 아마존을 비롯한 국내 주요 서적몰 10군데를 선정, 2746명의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실사작업을 벌였다. 최근 6개월간 인터넷서점에서 두번 이상 구매경험이 있는 네티즌들이 그 대상이었다. 이를 통해 취합된 10개 사이트의 종합평점은 9개 세부 평가차원별 점수를 가중평균한 수치로 해당 서점의 종합적인 수준을 나타낸다. 온라인서점을 평가한 이번 분석결과를 자세히 소개한다. 편집자◆
1.상품정보력
상품정보력은 인터넷비즈니스의 가장 핵심적 요소로 꼽히는 풍부한 정보수집·가공능력. 평가결과 아마존과 알라딘은 78점이라는 최우수점을 받았으나 종로서적·영풍문고·영진닷컴 등은 비교적 저조한 평가를 얻었다. 온·오프라인 결합이 지상가치라는 e비즈니스의 일반적인 예측과 다소 빗나가는 결론이었다. 아마존·알라딘·예스24 등 최상위권 기업들은 기초적인 도서정보 외에 저자·독자·미디어 관련 정보를 다채롭게 제공하고 있으며, 판매지수 등 구매를 자극하는 측면에서도 뛰어났다.
2.거래과정
거래과정이란 고객의 방문·구매 경험이 십분 활용되는 환경인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81점으로 최우수평가를 받은 예스24의 경우 검색과정에서 다양한 조건검색 및 결과정렬 방법을 제공하고, 주문과정도 주소확인이나 대금결제 등의 단계가 명확히 구분됨으로써 구매절차를 전반적으로 편리하게 유도했다. 이는 77점을 얻은 알라딘도 마찬가지. 뿐만 아니라 이들 두 사이트는 주문 완료전후에 고객 주문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이용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었다. 반면 오프라인 기반의 대형서점들은 여전히 취약한 측면이었다.
3.배송 및 사후서비스
이 평가 차원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대형서점들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 종로·영풍·교보문고는 전문택배사와의 협력을 통해 배송과정에 대한 상세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교환·환불도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었다. 이는 업종내에서 축적된 고객응대 노하우가 반영된 결과라는 풀이다. 기업별로는 수신자부담전화 서비스를 비롯해 고객불만처리 채널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 종로서적이 81점으로 최고점을 받은 반면 영진닷컴은 54점으로 취약점이 지적됐다.
4.사이트 상호작용
이용자들이 쉽게 정보를 탐색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와우북은 72점으로 가장 뛰어난 평가를 얻었으며 이어 종로·교보문고가 각각 71점을 받았다. 와우북은 항해과정별로 이용자 스스로가 파악할 수 있도록 정황정보와 편리한 링크구조를 제공함으로써 최고점을 받았다. 종로·교보문고는 전체 사이트 구조를 손쉽게 알 수 있도록 사이트맵을 지원, 역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영진닷컴은 항해지원 링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45점의 최하위 점수를 얻었다.
5.사이트디자인
평가결과 외국계 아마존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인정된 유일한 항목. 아마존은 72점으로 최고점을 받았고 이어 와우북 71점, 예스24 70점, 815 69점, 알라딘 68점으로 뒤를 쫓았다. 전체 점수 분포를 보면 순수 온라인 전문서점들은 모두 68점 이상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국내 온라인서점들의 전형인 아마존은 인덱스 형태의 메뉴 디자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샀다. 서적은 녹색, 음반은 파랑색, 비디오는 보라색을 혼용함으로써 시각적 효과와 사용자 만족도를 동시에 충족시킨 셈이다.
6.의사소통
의사소통은 일종의 커뮤니티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중요도가 높은 항목. 크게는 해당사이트와 사용자간(B2C), 사용자간(C2C)으로 나뉜다. 이번 평가에서는 영진닷컴이 64점으로 가장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역시 의사소통이 온라인의 특성이라는 점 때문에 아마존·와우북·예스24 등 순수 인터넷서점들이 우월한 점수를 얻었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대목은 타 평가항목에서 하위권을 맴돌던 영진닷컴이 최고평가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는 컴퓨터 전문서점을 표방한 영진닷컴이 애초부터 컴퓨터 마니아의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채팅룸·메신저서비스 등 다양한 도구가 동원되고 있었던 것을 뒷받침한다. 영진닷컴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50점대 이하에 머물러 아직까지 상당수 인터넷서점들이 비즈니스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7.시스템안정성
많은 수의 회원과 방대한 거래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지 묻는 항목. 평가결과 예스24는 74점으로 가장 뛰어난 시스템 안정성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이어 알라딘·아마존 등 온라인 전문서적들이 높게 평가된 반면 교보문고·종로서적·영풍문고 등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서점은 취약점이 지적됐다. 이같은 결과는 온라인 전문서점들과 오프라인 대형서점들이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갖고 있는 시각차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8.소비자보호
소비자보호는 이용자 등록시 제출되는 갖가지 소비자정보를 안전하게 관리·운용하는지에 대한 평가다. 구체적으로는 프라이버시와 직결된 개인정보보호 및 피해발생시 보상과 관련된 약관.
평가결과 종로서적·교보문고·영풍문고 등 전통적인 대형서적이 강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특히 종로서적은 서비스 이용약관의 자유로운 열람을 허용하고, 개인정보보호정책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최고점(87점)을 얻었다. 반면 영진닷컴과 예스24는 개인정보보호정책을 명시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비회원의 경우 이용약관에 대한 접근도 불가능해 낙제점을 받았다.
9.보안신뢰
이번 보안성 평가는 시스템 완성도라기보다는 사용자들이 자각하는 「보안만족도」에 국한했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완벽한 보안환경을 구축하더라도 결국 사이트의 질은 사용자들의 판단과 신뢰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평가결과 영진닷컴은 70점으로 가장 뛰어난 평가를 얻었다. 알라딘·아마존이 69점으로 뒤를 이었으며 와우북·종로서적·815 등도 근소한 격차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특징적인 것은 보안신뢰도 평가에서 사용자들이 이들 상위권 사이트에 대해 유사한 수준의 위험도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서점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가장 큰 시사점은 「서적」이 지닌 온라인비즈니스의 적합성이다. 실제로 세부 평가차원이나 종합평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사이트 대부분이 온라인 전문업체라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이는 온라인 전문서점들이 향후 주문편의성과 다양한 상품검색,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등에서 오프라인 업체들을 따돌려 장기 생존·발전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이 실제 느끼는 사이트 평가지표다. 조사표본 사용자들은 소비자보호문제와 보안신뢰, 배송 및 사후서비스 측면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이번 평가결과는 이같은 사용자 인식도의 가중평균치며 해당사이트의 시장점유율·선호도와도 깊은 상관관계를 지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넷비즈니스에서 그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것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고객불만을 제때에 적절한 방법으로 해소하는 방안이 전제조건으로 갖춰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온라인서점 평가결과는 몇 가지 고객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배송의 문제점이다. 너무 지연된다든지 주문내역과 다른 상품이 배달되는 경우가 다수를 차지했다. 재고가 부족하거나 도서정보가 빈약해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빈발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불편한 검색과정 △속도 지연 △가격 △접속오류 △주문결제의 복잡함 등이다. 온라인비즈니스의 이같은 선결과제부터 해소하지 않고서는 사용자들에게 결코 뿌리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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