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애물단지 불용재고 연 1조원

국내 전자산업계에서 해마다 최소한 1조원 어치가 넘는 불용재고(잉여재고 포함)가 발생하고 있으나 효율적으로 이를 재활용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어 자원낭비 및 중소 전자업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더구나 불용재고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불용재고에 대한 실태조사조차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9일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체들의 대부분이 연간 매출액의 2∼5% 수준의 불용재고를 갖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연간 매출의 10%에 육박하는 엄청난 양의 불용재고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회원사를 대상으로 불용재고를 조사한 바 있는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측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전자업체들이 제품판매를 통해 10% 내외의 마진을 남기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연간 매출의 2∼5%, 심지어는 10%에 달하는 불용재고 문제는 기업경쟁력을 해치고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거의 모든 전자업체들은 불용재고가 발생할 경우 비공개 입찰을 통해 정상가격의 20∼30% 수준에 덤핑처리하고 있으며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소각 등을 통해 폐기처분하고 있어 자원낭비가 심한 형편이다.

전자업체의 불용재고 처리비용은 고스란히 제품가격에 반영되고 있어 궁극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비단 전자업계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경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불용재고에 대한 효율적인 처리방안을 마련, 자원낭비를 막고 기업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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