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서비스의 각종 커뮤니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익명 게시판이 화제다.
실명과 아이디로 글의 출처가 밝혀지는 것이 일반 게시판의 특징이지만 익명 게시판은 말 그대로 필자가 드러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 익명 게시판이 네티즌을 대상으로 인기몰이에 나서 실명 게시판보다 이용이 더 많아지고 있다.
PC통신 나우누리의 중앙대 동호회인 「블루드래곤」과 다음의 「순천고·순천여고 45회」 카페에서도 실명으로 게재한 글보다 익명으로 쓰여진 글이 조회수가 훨씬 많다.
게시판을 관리하는 데 있어 커뮤니티의 투명성을 저하시키고 각종 비방과 욕설 등 폐해가 많은 이유로 운영자들이 꺼리긴 하지만 네티즌 대다수가 원하고 있어 익명 게시판이 증가하고 있다.
게시판 개설초기, 익명성을 무기삼아 상호비방과 음담패설 등 일탈적 사례가 적지 않았고 PC통신에서 몇몇 대학간 상호비방이 사회문제화된 적도 있다.
익명 게시판의 인기는 사생활보호 시대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이용한다. 학생들은 실명 게시판보다 익명 게시판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이유로 여러 궁금증을 익명 게시판에서 해결하는 추세다.
한양대 경제학과 이창욱씨(22)는 『학교의 실명 게시판과 익명 게시판에 강의에 대한 질문을 동시에 올렸더니 익명 게시판에서의 답변이 양과 질 면에서 우수했다』며 『주변의 많은 친구들도 익명 게시판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생활에 민감한 네티즌들은 실명을 이용하기 힘든 각자의 비밀에 대한 정보교환을 환영하고 있다. 개인의 신변잡기에서부터 학교 이야기, 시사적인 문제까지 소재는 무제한이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익명의 특성을 이용해 사생활에 대해 부담없이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익명의 시대에 사는 대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조차 당당하게 밝힐 수 없는 자아상실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한다.
익명 게시판이 일정한 윤리를 유지한다면 훌륭한 정보나눔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새롭게 등장한 「익명 게시판의 화두」다.
더 이상 골칫거리가 아닌 새로운 의사소통의 장이 된 익명 게시판의 인기가 새로운 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변화에 민감한 신세대 네티즌들은 과연 익명 게시판의 인기를 언제까지 끌고 갈지 두고 볼 일이다.
<명예기자=장선직·중앙대 bulpaes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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