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국내 대표적인 직물·패션업체인 제일모직(대표 안복현 http://www.cii.samsung.co.kr)이 화학·정보통신 소재업체로의 변신을 적극 꾀하고 있다. 이런 탈바꿈의 중심에는 이 회사가 최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e비즈니스」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제일모직은 e비즈니스를 발판삼아 세계적인 토털 패션 및 화학·정보통신 소재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일모직은 직물·패션·화학·정보통신 사업부문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한 e비즈니스를 펼쳐 오는 2005년에 매출 3조6500억원(경상이익 485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화학부문 e비즈니스 추진 현황=제일모직이 추진중인 화학부문의 e비즈니스는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먼저 1단계는 e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내부환경 조성. 제일모직은 지난해 10월부터 세차례에 걸쳐 76명의 직원을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연수를 보내고 케미컬 제조시스템에 싱크로나이제이션(syncronization) 방법을 도입했다.
또 물류관리 파트를 물류센터(logistics center)로 격상시키고 물류합리화를 추진했다. 물류합리화는 고객의 납기요구에 100% 대응할 수 있는 체제, 재고의 반감, 물류비용의 획기적인 절감 등 3가지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과장급 5명과 컨설턴트 12명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 19개 업체에 대한 벤치마킹을 실시하고, 납기확약 시스템 구축안 설계 및 공급 체인상 물류체계의 개선방안을 수립했다. 그 결과 재고 40% 감축, 물류비 11% 절감 등 한해 6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2단계는 구매와 생산, 납기 등 전 업무영역을 실시간으로 일체화하는 총공급망관리체제(SCM : Supply Chain Management)의 구축. 이를 위해 먼저 7명으로 SCM추진팀을 꾸리고 미국의 CGR 등 컨설턴트 선정에 들어갔다.
내년 말까지 구축될 예정인 SCM은 원자재 구매에서부터 원료·부재료 공급업체와 인터넷으로 연결해 생산과정을 단축시키는 한편 국내외 고객에게 인터넷을 통해 주문에서부터 납품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킴과 동시에 원가절감을 획기적으로 도모한다는 것.
SCM이 구축되면 국내 및 해외 영업사원들은 고객과 상담하면서 요구물량과 납기를 받는 즉시 본사의 중앙컴퓨터와 연결해 공장의 제품 생산계획을 재조정함으로써 고객에게 물량과 납기를 확정해 줄 수 있다.
마지막 3단계 e비즈니스 추진전략은 SCM체제와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SAP-R3)의 연결.
제일모직은 부서간 정보 통합관리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42억원을 투자해 ERP시스템인 「SAP-R3」를 구축한 데 이어 SAP-R3 시스템과 SCM을 연결해 본격적인 e비즈니스 가동에 들어갔다.
제일모직은 케미컬부문의 고객이 모두 기업이기 때문에 B2B 시스템을 위주로 한 전자상거래를 구축, 추진하고 있다. 구매회사로부터 원료와 부재료를 공급받는 것도 인터넷을 통해 거래하고 고객 기업과도 인터넷으로 정보교환과 거래를 하
고 있다.
◇디지털경영의 정착=제일모직은 e비즈니스 기반구축을 토대로 「디지털경영」의 정착을 위한 활동에도 본격 착수했다. 이를 위한 첫 작업으로 벤처형 조직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했다.
사내조직의 벤처형으로의 개편은 첫째 사업품목별 부서장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둘째 개발자에게 개발 본연의 업무수행에 집중토록 하며, 셋째 사업추진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용 소재사업부를 기존의 대기업 조직 형태에서 탈피, 아이템별 사업조직의 부서장(PL : Project Leader)에게 예산·인력운용의 권한과 책임을 대폭 위임하고 각종 규율과 형식을 파괴한 벤처형 조직으로 개편했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용 소재사업의 특성에 맞도록 기존의 팀장제를 폐지하고 정보통신소재사업부 산하에 10개의 품목별로 독자적인 벤처를 구성했다. 조직명칭도 「품목명 + 벤처(예 : EMC벤처)」로 부르고 각 벤처단위로 과제 및 손익관리, 평가를 병행토록 한 것도 특징이다.
또 품목별 부서장인 PL을 「벤처 대표」로 부르는 한편 예산내 경비집행의 전결, 벤처내 인력운영, 벤처 인센티브의 구성원 배분율 조정 등의 권한을 대폭 위임했다.
인터넷을 통한 임직원의 「사이버교육」도 디지털경영을 위해 최근에 도입했다.
사이버교육은 인터넷 사이트(http://www.credu.com)를 통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총 57개 과정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http://www.e-campus.co.kr에서는 전 임직원의 정보화 자격취득을 돕고 있다.
아울러 제일모직은 전자결재 및 문서관리시스템을 이용해 사내 전산망 통합을 통한 전자결재를 시행하고 있다. 또 부서별 문서관리시스템을 가동해 모든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함으로써 종이없는 사무실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제일모직은 최근 지식경영 구축을 위한 기반마련과 부서간 또는 직원 상하간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상공간 커뮤니티인 「사이버포럼(cyber forum)」을 개설해 운영중이다.
이 사이버포럼에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임직원들의 다양한 관심분야를 충족시키기 위해 학술, 문화·생활, 경영·투자, 레포츠, 어학, 건강·종교, 여성, 해외정보, 컴퓨터·인터넷 등 총 9개 관심분야에 걸쳐 40개 포럼이 개설돼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사이버포럼을 전사적 지식관리시스템과도 연계시켜 사이버포럼을 통해 지식공유가 실제 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최근 「사이버홍보실」도 새로 마련했다. 방어적인 기업홍보에서 탈피해 기업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투명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다. 이 사이버홍보실은 기업·언론매체·네티즌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디지털경영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함과 동시에 케미컬 연구지원 정보, 섬유 유통정보 등 정보제공 중심의 사이트로 자리잡아갈 계획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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