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터넷 보안시장 진출 논란

올들어 SK·삼성·LG 등 대기업들이 단독 또는 공동 출자로 보안시장에 잇따라 진출, 전문 벤처업체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보안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벤처중심의 기존 보안업계는 대기업들의 진출이 보안시장을 그룹계열사 중심의 나눠먹기식 구도로 재편시켜 전체 산업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기술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에 대기업이 나서서 개발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이를 둘러싼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SK그룹은 SK주식회사·SK글로벌·SKC·SKC&C 등 주요 계열사가 보안전문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갔고, 삼성그룹도 지난 3월 종합보안회사인 시큐아이닷컴을 출범시켰다. 또한 LG도 LG전자를 통해 최근 침입탐지시스템(IDS)을 출시한 것을 계기로 보안 전분야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업계에서는 『과거 SI산업이 대기업들의 나눠먹기식 영업관행으로 국제경쟁력은 물론 자생력마저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대기업들의 보안사업 진출 역시 과거 SI산업처럼 해당그룹을 상대로 나눠먹기식 영업에 치중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이럴 경우 기존업체들은 사실상 그룹계열사를 제외한 틈새시장에만 머물게 될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기존업체들 모두 시장축소로 인해 자생력이 떨어져 SI산업의 전철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기업 관계자들은 『자금력이 열세한 벤처기업들의 기술개발투자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기업들이 나설 경우 내수용에만 머물고 있는 인터넷 보안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국내 인터넷 보안산업은 정부의 인증제도 등 폐쇄적인 구조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개방될 경우 벤처업체들이 과연 이를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기업들이 올해 기껏해야 1500억여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보안시장을 나눠먹기 위해 보안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기업들은 자금과 인력규모에 맞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기존의 중소 보안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대기업 인터넷 보안시장 진출현황>

업체=사업주체(인터넷 홈페이지)=사업내용=설립(사업개시)시기

SK(SK주식회사)=IA시큐리티(http://www.iasecurity.com)=무선보안솔루션=2000년 6월

SK(SKC)=인포섹코리아(http://www.infoseckorea.com, 사이트 구축중)=인터넷 보안 컨설팅 및 통합보안서비스=2000년 8월

SK(SK글로벌)=데일리시큐어(http://www.dailysecure.com)=인터넷 보안메일=1999년 12월

SK(SKC&C)=자체 인터넷 보안 진단팀(http://www.skcc.co.kr)=계열사 대상 보안 진단, 보안 대책수립=2000년 7월 TF팀 구성

삼성=시큐아이닷컴(http://www.secui.com)=보안종합=2000년 3월

LG=LG전자 DSS사업부(http://www.lge.co.kr)=IDS 등=2000년 4월 IDS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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