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크로스 현상 임박

「비트크로스(Bit Cross)의 전주곡인가.」

그동안 하락세를 보여왔던 64M D램 가격이 지난주 안정세를 되찾은 반면 그동안 안정세를 보여왔던 128M D램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D램 업계에서는 『드디어 비트크로스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비트크로스는 차세대 D램 제품의 1비트당 가격이 현행 주력제품의 1비트당 가격보다 낮아져 가격곡선이 교차하는 현상이다.

이를테면 64M D램과 128M D램 가격이 각각 6달러 이상, 12달러 이하일 때 비트크로스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그동안 128M D램 구입에 망설였던 대형 PC업체들은 가격 이점이 생긴 128M D램을 찾게 된다. 덩달아 D램 업체들도 생산과 마케팅을 64M D램보다 128M D램에 집중하게 돼 자연히 주력제품이 바뀌게 된다.

지난주 가격동향을 보면 당장 비트크로스 현상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128M D램 PC133의 가격은 지난 28일부터 이틀 동안 13.21%나 떨어졌으나 14.25∼15.59달러에 거래돼 지난주 6∼6.36달러를 유지한 64M D램 PC100에 비해 2배 이상의 가격을 형성했다.

고정거래처 가격도 두배 이상의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이 128M D램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올 연말께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128M D램을 64M D램보다 더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현대전자 역시 매달 200만개씩 128M D램 생산을 늘리고 있다.

128M D램 가격이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D램 업체의 재고 소진과 PC시장 위축으로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64M D램의 가격은 이달부터 오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연말께 또는 내년초에 비트크로스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러한 분석에 따른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PC시장의 침체에 따른 D램 수요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D램 업체들은 128M D램의 판매량을 늘리는 대신 가격을 낮춰 고성능PC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만간 비트크로스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점쳤다.

64M D램의 생명주기를 연장하는 데 주력해왔던 삼성·현대 등도 그동안 「단물」을 어느 정도 빼먹은데다 대만 업체들을 겨냥해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있어 비트크로스 현상이 발생해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