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위기 탈출 수익 모델 찾아라>5회-서비스 차별화

인터넷 비즈니스의 세계적인 석학인 미국 MIT대학 존 도노번 교수는 『기술과 고객을 염두에 두지 않는 인터넷 서비스는 상상할 수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수익모델로 고심 중인 닷컴기업이 사업방향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좌표를 제시해 주는 말이다. 사실 기술이 없는 인터넷 비즈니스를 떠올리기는 불가능하다. 최근 포털이나 검색업체가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프로그램제공사업(ASP)이나 개발사업에 뛰어 들 수 있는 것도 기술력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한 분야가 마케팅이다. 기술과 마케팅이 조화를 이룰 때 닷컴기업의 수익구조 역시 튼튼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 없는 서비스는 사상누각 =광고에서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콘텐츠 유료화에도 적극 나서지 못하는 포털업체들은 ASP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이미 웹메일 ASP서비스를 선언했으며 메시징 기술을 결합해 일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네이버도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한 ASP사업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가격이나 결제조건까지 비교검색할 수 있는 검색엔진을 쇼핑몰이나 전자상거래 업체에 임대해 주고 수익을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네띠앙이나 라이코스 역시 웹메일과 커뮤니티, 웹오피스 관련 ASP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서비스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수익구조를 다양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술력 때문이다. 어느 분야보다도 진입장벽이 낮고 시장경쟁이 치열한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궁극적인 경쟁력은 기술력에서 나온다는 명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케팅과 기술의 조화 =하지만 기술은 충분조건일 따름이다. ASP사업은 말 그대로 다각화의 일환이다. 솔루션 판매가 닷컴기업의 주요 수입원이 될 수는 없다.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닷컴기업에 궁극적인 경쟁력은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다. 마케팅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족한 기술은 경쟁력있는 솔루션을 아웃소싱하면 그만이다. 흔히 인터넷기업에 마케팅하면 전략적 제휴나 이벤트 정도를 생각하기 쉽다. 닷컴기업에 인터넷 마케팅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콘텐츠 공유, 사이트 연결, 인터넷 광고교환, 공동 마케팅, 스폰서와 공동 브랜딩 등 다양한 기법이 모두 포함된다. 특히 수익모델이 중요해지면서 직접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마케팅의 비중이 부쩍 커지고 있다. 프리챌은 최근 e브랜드 서비스, 온라인 광고, 마켓영업을 위한 전자상거래사업부 등 마케팅 위주의 수익형 체제로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MSN이나 야후코리아도 매출향상을 위한 장단기 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인원을 크게 보강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 =마케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는 점이다. 마케팅 경쟁력은 다양한 네티즌의 욕구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최근 닷컴기업에서 열풍처럼 일고 있는 개인 맞춤상품이나 서비스는 이같은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포털사이트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한번 방문한 사용자가 다른 사이트로 옮기지 못하도록 묶어놓기 위해서다.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가 곧 트래픽을 늘리고 방문한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해 인터넷업체는 광고나 쇼핑을 통한 수익창출의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닷컴기업의 마케팅은 고객보다는 회사 중심에서 진행돼 온 것이 사실이다. 회원의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보다는 TV광고 등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수익모델 마련이 발등의 불인 상황에서 직접적인 수익창출원인 고객을 위한 마케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 때문에 타당성을 갖는다.

MSN 박준모 상무는 『지나친 기술 만능도 경계해야겠지만 알맹이없는 마케팅도 닷컴기업의 거품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라며 『닷컴기업의 궁극적인 경쟁력이 로열티있는 고객이라는 면에서 수익모델 재편과 함께 좀 더 고객 위주의 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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