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산업자원부가 디지털음악 시범사업을 마련하고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KPAC를 사단법인화하는 등 MP3플레이어 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섬에 따라 그동안 답보상태를 거듭해 온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또 이를 바탕으로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최근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세계 디지털 오디오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자원부가 이처럼 MP3플레이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은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MP3플레이어의 경우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품화한 제품인데다 국내 업체들이 세계 수요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어 그동안 세계 오디오 시장에서 절대 강세를 보여 온 일본업체들을 누르고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영국 MTI사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인터넷 음악시장 규모는 약 5억달러에 이르고 오는 2004년에는 전체 음반시장의 8%에 달하는 4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50만대 규모에 불과했던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은 향후 5년간 70% 이상의 급성장을 지속, 오는 2005년에는 1100만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당초 올해 300만대 이상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수출 계획을 크게 늘려잡았던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의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 것이지만 세계 시장이 이처럼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한다면 국내 업체들의 수출은 지난해 4500만달러에서 오는 2005년에는 10억달러로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P3플레이어는 또 MP3CD플레이어를 비롯한 다양한 MP3복합 제품과 각양각색의 새로운 압축 포맷을 지원하는 멀티코덱플레이어 등 2세대 디지털 오디오를 생성시키고 있어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하지만 산업자원부가 이처럼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는 MP3플레이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들고 나온 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세계 디지털 오디오 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는데다 한국이 MP3플레이어 종주국이라는 겉모습과는 달리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점이 그것이다.
실제로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대부분 자체브랜드보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에 주력하고 있어 SDMI에서 제안하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표준규격을 따라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어들의 요구에 따라 이리 저리 휘둘리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을 통한 MP3음악 제공업체들과 음반사들이 저작권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콘텐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이같은 형태의 수출마저도 수량이 크게 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그동안 탐색전을 벌여왔던 일본 업체들도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시장 탈환을 위해 거세게 도전해 오기 시작했다.
이같은 세계 시장 환경의 변화와 날이 갈수록 꼬여만 가는 저작권 문제 등으로 대부분이 중소 벤처기업이라 이같은 경쟁환경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진 못한 국내 MP3플레이어 업계에는 벌써부터 심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자원부가 MP3플레이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첫 사업으로 제조업체 및 관련 콘텐츠 업체들이 다수 참여한 SDM(Secure Digital Multimedia)포럼을 주축으로 시범사업단을 꾸려 합법적인 디지털음악 유통을 위한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는 동시에 중소 MP3플레이어 업체들의 모임인 KPAC을 사단법인으로 만든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우선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주는 동시에 제조업체들에 국내 기술표준을 제시하고 국제 표준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자는 것이다.
이는 특히 최근 들어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기능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MP3플레이어를 개발하거나 저작권 문제에 저촉되지 않는 방법으로 콘텐츠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음반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이같은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응방안을 적극 강구하기 시작한 것과 때맞춰 나왔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종주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영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들이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다.
MP3플레이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산업자원부의 노력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발휘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