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유가상승에 이은 유로화 약세로 가전제품 수출에 일대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최근 유가가 전년대비 2배 이상 오른 36달러선을 돌파하고 유로화 역시 15%정도 절하돼 1유로=0.85달러선을 오르내리는 등 수출환경이 크게 악화됨에 따라 에너지 절감운동을 펼치고 수출전략을 수정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유가상승은 다른 나라의 기업들도 같은 조건이므로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화 약세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북미 다음으로 크게 의존해온 유럽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돼 유로화 변동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유로화 약세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은 수출 성수기인 4·4분기 이후 유가 상승세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유로화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이처럼 유로화 약세현상이 지속된다면 가전제품의 가격경쟁력 및 수출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예컨대 1달러에 만들어 1달러에 수출하던 것을 0.85달러에 수출하거나 수출단가를 인상해야 하는데 각각의 경우 수출채산성 및 가격경쟁력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영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지만 영국은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록 영국이 유럽에 속하지만 물류비용을 제외하고는 영국이나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거의 동일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유로화를 쓰지 않는 폴란드·헝가리 등 동유럽의 생산기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유로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선 유럽 본토로 생산기지를 옮겨야 하지만 이 또한 당장 실행에 옮기기 힘든 상황이다.
유로화 약세는 또 유럽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돼 올
들어 큰폭으로 늘었던 유럽수출이 4·4분기 이후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올 상반기 유럽지역에서만 전년 동기대비 42% 늘어난 6억5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하면서 당초 수립했던 수출목표를 9억달러에서 최대 14억달러로 상향조정했지만 현재와 같은 유로화 약세현상이 지속된다면 이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도 올들어 DVD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유럽 수출이 크게 늘었지만 유로화 약세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자 더이상 손해보고 판매할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유럽지역의 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가전3사의 수출담당자들은 『고유가·유로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수출물
량을 줄이고 산유국이 많은 중동·중남미·러시아 등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유가상승과 유로화 약세현상이 진정되기 전에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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