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8주년 특집>동북아시아의 실리콘밸리-신의주밸리③북한개방정책 개괄

올상반기 남북교역액은 2억28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6496만달러에 비해 22.9% 증가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남북간 교역액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남북교류가 최근 들어 활발한 데 힘입은 바 크지만 그동안 폐쇄경제 정책으로 일관해온 북한의 경제개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북한의 개혁개방이 가속화되고 있고 남한 기업들의 활발한 북한 진출을 고려하면 남북한 교역액은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희망적 분석의 중심에는 역시 북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있다. 김 위원장이 최근 남북 정상회담을 수용하고 전격적 중국 방문에서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을 높게 평가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북한이 마침내 개혁·개방 쪽으로 정책노선을 돌린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북한이 취하고 있는 개방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제한된 지역이나 분야를 선택적으로 고립시켜 개방함으로써 체제 내부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이는 나진선봉 경제특구, 금강산관광구역, 서해공단 등 수도인 평양과 멀리 떨어진 지역을 개방함으로써 자본주의 황색바람을 차단함과 동시에 개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남북 경협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북한의 소극적인 개방정책과 제도적 장치의 미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거점지역의 개방을 점차 확산시키는 적극적 개방정책을 펼쳐온 데 비해 북한은 제한적으로 개방을 실시하고 개방에 따른 영향을 차단하는 고립분산적 개방정책을 추진해왔다. 북측이 남한 기업의 투자를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결국 남북한 경협 확대를 위해서는 북측의 자세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북투자에 앞서 남한 기업들은 북한 노동력의 질적 수준과 주요 산업별 기술수준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또 북한은 여타 사회주의국가나 개발도상국과 다른 사회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에 따른 경협모델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체제와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섣불리 경협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본 선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보여주는 변화의 움직임은 다각도로 나타나고 있다.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산하 5대 기업의 유연한 대남관계에 기초를 둔 적극적인 대남 경협사업 추진을 비롯해 외화벌이를 위해 조직경쟁을 독려하고 100여개의 수출기업과 공장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등 자본주의 논리의 수용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또 지식정보사회의 기초가 되는 과학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도 북한의 변화조짐 가운데 하나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교시를 통해 21세기를 과학의 시대라고 밝힌 이후 나진-선봉 경제특구에 이어 무역도시인 신의주를 과학기술특구로 지정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방송을 통해 전자자동화 분야와 컴퓨터 분야 등 첨단과학기술과 경제 관련 서적 출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린 바 있을 정도로 과학기술과 경제에 대한 관심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경제난 타개와 지속적인 외화 수입확보를 위해 대외적 교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는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남쪽의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다면 우리 기업들은 더 이상 해외투자의 시행착오를 반복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남과 북의 경제적 결합은 지정학적으로 우리의 경제적 공간을 유라시아로 확대할 수 있다. 남북한간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면 부산에서 북한과 중국을 거쳐 유럽의 심장부인 파리까지 인력과 물자가 이동하게 된다.




남북의 긴장완화는 당장 양쪽 모두의 대외신인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앞으로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이 가져올 혜택들을 예로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




다만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당분간 남쪽의 적극적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상호의존과 공동번영을 위해서는 우선 양쪽의 격차를 좁히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미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3월 「베를린 선언」을 통해 북한의 경제회복을 위해 사회기반시설(SOC)과 농업구조개혁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남한이 가진 뛰어난 기술과 북한이 보유한 우수인력의 교류를 통해 남북한 협력가능성을 차츰 높인다면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전문가들이 보는 신의주밸리...안준모 교수>







『남북경협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북한측과 사업을 시작할 때 북한측 거래선을 어떻게 접촉하는가입니다.』




건국대 경영정보학과 안준모 교수가 최근 다양하게 진행되는 남북경협 논의에 붙이는 조언이다.




안 교수는 『남한과 북한이 서로 경제적 마인드가 다르다는 점을 상호 인정해야 한다』며 『남한은 경제적 기준을 가지고 경협에 접근하지만 북한이 최근 개방정책으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하더라도 북한은 여전히 계획경제체제 차원의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남북경협의 전제조건으로 남한과 북한이 상호 특수한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가시적 남북협력을 도출해내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을 경협의 마당으로 나오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한이 북한에 신뢰감을 주어야 하지요. 남한측이 내세운 당사자를 북한이 믿을 만한 파트너로 인정하느냐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단둥-신의주SM밸리 프로젝트는 다른 어떤 경협보다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가 지난 10여년동안 대북 창구역할을 해온 금강산국제그룹 박경윤 회장이 쌓아온 신뢰관계에 기초를 두고 추진되는 만큼 가장 중요한 문제인 신뢰성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단둥-신의주SM밸리의 추진방식에서도 대기업 위주의 그것과는 분명한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예컨대 기존의 대기업들이 제조업 생산설비 및 시설을 북한에 세워놓고 수요가 있다는 식의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단둥-신의주SM밸리는 남과 북이 가진 장점들을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투자하는 새로운 경협 유형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안 교수는 『정보기술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라며 북한의 장점은 바로 우수한 인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그런 점에서 안 교수는 『단둥-신의주SM밸리 프로젝트는 이제까지 남쪽의 자금력 위주로 진행돼온 남북경협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남북경협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서는 북한측의 성의있는 협조가 절대적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를테면 북한측이 자랑하는 우수한 정복기술(IT) 인력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남한의 IT업체들이 이를 공유하고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낸다면 단둥-신의주SM밸리의 성공은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안 교수는 끝으로 『위험을 최소화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공여부를 논하기 전에 성공을 이루기 위한 단계별 목표달성에 정진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신의주밸리 이렇게 이뤄집니다...하나비즈닷컴 문광승 사장>










『오는 2002년 단둥과 신의주는 남북 IT인력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남북 협력사업을 진행, 2000여명 이상의 북한 IT인력과 300여개가 넘는 IT기업, 50여개 이상의 세계 각국 IT기업이 입주한 동북아시아 최대 IT 집적단지가 될 것입니다.』




단둥-신의주SM밸리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소개하는 문광승 하나비즈닷컴 사장은 강한 자신감과 성공확신이 가득했다.




단둥-신의주SM밸리 프로젝트는 현재 남한의 경우 IT산업의 급속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IT관련인력 난에 봉착한 반면 북한은 풍부한 고급 IT인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할 하드웨어와 자금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에서 문 사장이 직접 착안한 작품이다. 즉 현재 남북이 당면한 문제를 서로 협력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상호이익이 되는 윈윈 모델 구축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문 사장은 이에 앞서 기본적으로 남과 북이 가장 이른 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IT산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단둥-신의주SM밸리 프로젝트의 의의에 대해 문 사장은 『지금까지 추진해온 대북 경협은 대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선행됐던 것과 달리 단둥-신의주SM밸리는 중소 IT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오는 2002년까지 단계별 계획에 따라 각종 사업계획을 구상중인 문 사장은 『앞으로의 사업들은 북한의 요청과 남한의 협력 희망사항을 최대한 조율해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기본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이르면 6개월 안에 남북한 모두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본 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하나비즈닷컴은 2001년까지 최소한 1000여명 이상의 북한 인력이 취업하고 100개 이상의 남한 IT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단지를 신의주 지역에 구축하기로 하고 2002년부터는 남한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 IT업체를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단둥-신의주 일대는 인근에 압록강·위화도·비단섬·수풍댐 등 뛰어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입니다. 친환경적 IT단지를 구축해 단둥-신의주SM밸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도 있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지역은 우리 민족이 대륙으로 진출하는 통로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지역을 남북이 손을 맞잡은 IT산업 전진기지로 구축해 중국과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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