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20일 동안 40%가량 추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자 증권가는 「삼성전자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거래소시장 시가총액 1위로 서울주식시장의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5일 32만원에서 지난 15일에는 21만7500원으로 곤두박질해 거래소 주가를 630 이하로 떨어뜨리는 장본인으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달초 많은 증권사들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삼성전자 주가의 급락원인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도세 때문. 외국인투자자들은 이 기간에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주 1조195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집중 매도는 향후 반도체주의 실적둔화 전망과 고유가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금융 및 기업의 구조조정 미흡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기조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상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외국증권사의 잇따른 반도체주 투자등급 하향조정도 삼성전자주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1일 US뱅코프 파이퍼 제프레이와 도널드슨 루픈킨 앤 젠렛, UBS워버그,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외국증권사들이 일제히 미국의 PC경기둔화 전망에 따른 반도체 수요감소 우려와 반도체칩 가격하락 등의 여파로 반도체업체의 투자등급을 한단계씩 하향조정했다.
물론 PC수요둔화와 D램가격 하락이 전혀 예기치 못한 충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이 과잉반응하고 있다는 주장도 간과할 수 없다. 또 저가PC수요는 감소하더라도 고가인 서버 등의 수요는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업계의 전망은 여전히 건실하다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반도체경기논쟁이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임에 따라 경기호황을 확신할 만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반도체주가의 상승탄력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보증권 임노중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계증권사들의 잇따른 반도체종목 하향조정은 미 반도체종목 추이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는 서울증시에도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애널리스트도 『현재 미 반도체관련주의 주가동향 및 반도체 D램 가격동향이 매우 부정적인 상황이다』면서 『삼성전자의 주력 수출품목인 64D램의 경우 거의 석달만에 개당 8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가격하락세가 가시화하고 있어 외국인 매도세를 가중시키거나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폭락하는 동안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주가는 28.5% 하락했고 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3.5% 하락한 것에 그쳐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이 훨씬 심각했기 때문에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5% 성장했고 순이익도 137%나 증가하는 등 높은 실적호전을 기록중이며 반도체 D램가격이 떨어져도 올해 5조6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은 가능하다는 전망을 근거로 삼고 있다.
동양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펀더멘털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큰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는 인식이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현재 삼성전자의 기술적 지표가 바닥권을 보이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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