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3-신경제>경제 주체별 역할

신경제(new economy)는 네트워크 경제, 디지털 경제, 지식 경제다.

신경제는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의 발달로 생산성 향상 파급효과가 전 산업분야로 확대되면서 생산원가는 낮아지고 경쟁력은 높아지지만 물가는 오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즉 신경제가 갖는 중요한 의미는 정보기술 요소가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중심개념

으로 등장한다는데 있다.

정보기술의 혁신은 경제주체간 상호작용 촉진, 지식의 파급과 공유 확산 등 기

존 경제활동에 많은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업과 기업, 기업과 소비자, 공공부문과 민간부문간에 직접거래가 이루어지면서 거래비용과 탐색비용이 감소하고 새로운 거래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또 이러한 기회를 기업의 이윤과 생산성 증대로 연결하려는 취지에 따라 기업 조직과 고용구조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도 과연 미국처럼 고성장·저물가가 유지되는 신경제로 접어들 수 있을까.

정보기술 혁명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각 경제주체가 신경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소비자=신경제에서 소비자의 핵심 키워드는 「선택」이다.

소비자는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등 정보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정보는 곧 소비자에게 풍성한 선택의 기회와 힘을 준다. 공급자가 원하는 물건을 공급자가 정한 가격에 일방적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구경제와 달리 신경제에서는 모든 매매가 협상가능하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신경제는 소비자 세상」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이같은 신경제 체제의 특성을 파악해 소비자는 각종 정보를 쉽고 빠르게 그리고 저렴하게 얻을 수 있는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정보네트워크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초월하는 전문화된 인적·물적 커뮤니티를 뜻한다.

신경제가 소비자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많은 선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는 곧 소비자에게 구경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문화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아니다.

신경제 핵심적 생산요소는 정보와 기술이다.

소비자들은 정보수집 및 창출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에 적응해야 한다. 고용자들이 엄청난 정보기술 투자에 의해 노동력을 정보기술로 대체함에 따라 많은 직업들이 한 차원 높은 교육과 기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제는 정보를 관리하고 활용할 줄 아는 창조적 지식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 수 없이 많은 정보를 올바르게 평가, 선택하고 새로운 정보를 창출할 수 있는 판단력과 우수한 기술력은 신경제에서 최소 경제단위인 소비자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이다.

◇기업=우선 모든 기업들은 정보기술 혁명으로 유발된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수직계열화가 해체되는 현상이다. 이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여하는 모든 중간 단계 서비스 생산자들-시장조사·수송·생산·유통·마케팅·애프터서비스 등-을 발달한 정보기술을 이용, 가상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특정부문의 최고·최상위 기업들이 가상적으로 연합, 기존 수직계열화된 기업의 약점을 공략해 무너뜨리게 될 수 있다.

둘째, 무형자산이 주요한 자산가치로 부상한다. 토지·건물·장비 등 실물자산 가치는 덜 중요해지고 브랜드·기술혁신 능력·고객관계 등과 같은 무형의 가치들에 압도된다.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지 못하는 실물자산은 원가압력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특화된 분야별로 한 두 개의 성공기업이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현상이 펼쳐진다.

넷째, 수요자와 공급자는 모두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갖는다.

다섯째, 하나의 기업이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신경제 체제 아래에서는 브랜드의 신뢰도가 입증되면 순식간에 가상채널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개척된다.

IMF 체제 위기를 어렵게 넘긴 한국의 경영자들은 또 다시 정보기술혁명으로 새롭

게 구축되는 신경제 체제에 적응하기 위해 종래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영비전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앞서 본 것처럼 신경제는 정보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때문에 정보기술, 네트워크 그리고 인터넷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과 기업가는 경쟁대열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최고경영자는 신경제가 움직이는 특성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가져야 한다.

나아가 기업내부의 구성원들과 경영시스템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몇 가지 물음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정보기술 혁명은 기업의 중간관리자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구조를 요구한다.

21세기에는 과거 군대식·수직적 조직구조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환경적응적 조직이 요구된다. 일사불란한 보고체계를 지닌 수직적인 조직구조를 고수하는 기업들은 생존조차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즉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반응하는 것이 빨라져야 하며 기업구성원 개개인

에게 신뢰성과 많은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수평적인 구조가 돼야 한다. 또 기업 내부에서 경쟁력을 지니기 어려운 사업부문은 과감하게 외부 전문회사에 맡기는 아웃소싱이 불가피하다.

정보기술 혁명시대에는 관료주의가 적으면서 기업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며 책임을 질 수 있는 시스템, 개방된(open)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기업만이 생존은 물론 리더가 될 것이다.

◇정부=한국형 신경제를 모색하기 위해서 정부는 지식자산의 창출과 축적을 위해 교육, 기초과학, 원천 기술에 대한 장기투자를 늘려야 한다.

또 정보통신산업 발달이 사회전반의 효율성 제고로 파급될 수 있도록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등 법적, 제도적 하부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부는 무엇보다 부문·계층간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즉 정보화 소외계층에 디지털·인터넷 혁명을 심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고 굴뚝산업인 제조업을 강화해 IT·벤처 산업과 보완관계를 맺도록 함으로써 경쟁력 강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전국민이 정보화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평생 교육체제를 실효성 있게 구축하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 디지털·신경제 시대에 한번 뒤처진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보화 및 지식화에 뒤처진 사람들의 고용문제가 점점 심각해 지는 것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보기술개발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정부는 시장의 흐름을 좇아 유연한 정책 처방을 취해야 한다. 미국은 정보통신 분야의 신기술 개발로 업종의 구분을 뛰어넘는 기업들의 제휴와 신규사업 창출이 잇따르자 정보통신산업의 규제완화를 단행함으로써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즉 시장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민간의 창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손질해 온 미국 정부의 경쟁 전략프로그램은 미국 경제를 라이벌 없는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려놓는 디딤돌이 됐다는 점을 정부가 인식할 때가 왔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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