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프로젝트 지수 조사결과 삼성전기가 93.09로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기는 이번 평가 외에도 그동안 각종 기관에서 실시한 정보기술(IT) 지수 평가부문에서 높은점수를 받은 기업이다. 연간 매출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전기는 올해 전체 매출의 0.75%인 330억원을 IT부문에 투자하기로 했다. 인터넷 기반 경영환경 구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추진중인 「e코퍼레이션」 전략을 통해 완벽한 전산환경과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전체 예산 가운데 대략 3.3%를 e비즈니스 부문에 투자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이 비중을 올해 8%, 2005년까지 40%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e비즈니스를 통해 거둬들이는 매출을 지난해 2% 수준에서 올해는 8%, 내년에는 25%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체 구매조달 업무 가운데 인터넷을 이용한 비중이 76%에 달하며 비용절감도 이전과 비교해 37%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화학 업종 중 가장 높은 점수인 75.9를 받았다. 지난해 IT부문에 9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2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체 예산 가운데 e비즈니스 부문 투자규모는 3% 수준이다. e비즈니스 관련 소프트웨어에 가장 많이 투자했다. LG화학은 전사적 e비즈니스와 e마켓플레이스를 위한 법인 e비즈니스팀과 사업본부별 e비즈니스 전략을 위한 사업본부 e비즈니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5% 정도를 e비즈니스를 통해 거둬들이는 LG화학은 오는 2001년 전체 매출의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식음료 제조업체 가운데는 애그리브랜드퓨리나코리아가 돋보인다. 퓨리나코리아는 올해 IT부문에 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e비즈니스 투자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하지만 어느 기업보다 앞서 인트라넷·엑스트라넷 등 기업 환경을 전산화했다. e비즈니스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은 5% 미만이지만 내년까지 이를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퓨리나코리아는 생산몰 중심으로 구축된 e마켓플레이스를 내년초까지 소비자몰까지 포함시켜 농축산물 종합 허브사이트를 구상하고 있다.
의류와 가죽·신발 제조업체 중에는 보스산업이 73.8점으로 수위를 차지했다. 보스산업은 어느 기업보다 앞서 e비즈니스 추진전략과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전체 예산 가운데 2.1% 정도를 e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있다. 보스산업은 그룹웨어와 인트라넷·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실제업무에 적용, 눈길을 끌었다. 보스산업은 e비즈니스 부문 매출을 내년 전체의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비즈니스 지수 63.01를 얻어 의류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보인 대신통상은 올해 700억원 매출 가운데 12억원을 IT부문에 투자하기로 했다. 대신통상은 앞으로 각 그룹사 업무시스템과 홈페이지를 통합, 본격적인 기업간(B2B) 전자상거래사업에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전기와 전자업종에서는 삼성SDI와 세진전자가 높은 지수를 얻었다. 삼성SDI는 IT부문에 지난해 288억원에 이어 올해 344억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전체 예산 가운데 e비즈니스 투자 비중은 3% 미만이다. 정보기술임원(CIO) 관리체제로 e비즈니스팀을 대표이사 직할부서로 운영하는 점이 특이하다. 그만큼 최고경영자의 관심이 높다는 이야기다. 전체 구매와 조달 업무 가운데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율은 전체 업무의 40%에 달하며 e비즈니스 전략추진 이후 비용이 30% 이상 감소했다. 세진전자는 부품 조달 협력사에 생산정보를 제공해 국내 부품조달 효율성을 올리고 고객에게도 시장과 생산 정보를 줘 서비스에 만전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세진전자는 내년 협력사를 묶는 B2B인프라를 구축하고 고객 정보지원을 위한 CRM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공업 분야 가운데 e비즈니스 지수 상위권을 차지한 쌍용중공업은 올해 목표 매출액 3000억원 중 1.4%인 42억원을 IT부문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 엔진 부품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전세계 엔진부품 시장의 20%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전체 예산 가운데 1.5%를 e비즈니스에 투자하고 e비즈니스 담당인원 전체의 2%에 달한다. 또 전체 매출 중 e비즈니스를 통한 매출을 올해 4%대에서 내년 9%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쌍용과 함께 높은 지수를 얻은 한국중공업은 전체 2조7000억원 매출 가운데 113억원을 IT부문 투자 예산으로 잡아놓고 있다. 한국중공업은 구매와 조달에서 인터넷 활용률이 70%에 달하며 비용도 이전보다 10% 이상 줄었다.
건설 분야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대우건설·현대건설 등 이른바 건설업계 「골리앗 삼인방」이 e비즈니스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올해 IT부문에 11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전체 예산 가운데 e비즈니스 투자비율은 0.5% 이하며 「아시아 건설 E-허브」 구축을 추진중이다. E-허브는 건설 관련 수요자와 공급자를 하나로 묶고 금융·물류·보험·보안 시스템을 연동한 건설 분야 종합 e마켓플레이스를 말한다. 현대건설은 이와 관련, 올 하반기에 건설·자재 회사, 솔루션벤더와 공동으로 합작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비즈` 추진 10계명>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 담당한 KRG는 이번 조사에서 e비즈니스를 추진하려는 국내기업이 유념해야 할 10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첫째, e비즈니스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기업의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e비즈니스 투자가 「불요불급한 투자」가 아닌 「선택적인 투자」라고 여긴다면 이미 그 기업의 미래 생존권은 보장받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둘째, e비즈니스 목표, 뚜렷한 전략, 구체적인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를 통한 효과는 미지수다. 이번 평가를 받은 상당수 기업이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 방안 없이 「남들이 하니까 나도 따라 한다」는 식에 그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셋째, 최고경영자의 적극적인 e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 e비즈니스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익을 따져야 한다.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10을 투자하면 10 이상의 그 무엇」을 요구하는 최고경영층의 조급함은 e비즈니스의 본격적인 도입에 대표적인 장애물이다.
넷째, e비즈니스는 업무 프로세스의 재편이 선행돼야 한다. 기존 업무관행을 뜯어고치지 않고 e비즈니스를 도입하면 십중팔구 실패로 끝날 공산이 크다. 그동안 국내 기업환경에서 전략 솔루션으로 각광받았던 전사적자원관리(ERP)·데이터웨어하우징 등이 업무 프로세스 개선없이 무리하게 도입돼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점을 기억하자.
다섯째, 적극적인 벤치마킹이 뒤따라야 한다. 벤치마킹 방식은 무조건 따라하기보다는 기업상황을 감안해 도입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업간 경계가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체제에서는 선진업체를 겨냥한 비즈니스 벤치마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섯째, e비즈니스가 비용절감을 넘어 수익창출로 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흔히 제조업체에서 e비즈니스는 기존 업무를 개선하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측면만 염두에 두는 경향이 짙다. e비즈니스를 기존 사업에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수익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일곱째, e비즈니스는 실질적인 출발점은 투자다. e비즈니스가 상당히 진척된 구미 선진기업도 전체 IT예산의 20%를 e비즈니스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국내 제조업체는 평균 5% 미만에 그치고 있다.회사규모를 고려할 때 금액면에서는 더욱 열악하다. e비즈니스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초기 대규모 투자가 절대적이다.
여덟째, 좀더 고도화된 e비즈니스 전략을 위해서는 기반 솔루션을 단계적으로 쌓아나가야 한다. 중장기적인 전략을 통한 체계적인 IT시스템이나 솔루션 구축없이는 예산만 허비할 것이다. 시스템 도입은 더이상 유행이 아니다.
아홉째, 전사적인 e비즈니스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한다. 아무리 앞선 솔루션을 도입했어도 이를 활용하는 현업 직원이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작업과 함께 최고경영층을 비롯한 전사적인 교육프로그램은 e비즈니스 성공의 필수요건이다.
열번째, e비즈니스 도입 필요성을 올바르게 인식하자. e비즈니스는 기업 생존과 발전을 위한 수단이지 결코 목표가 아니다. e비즈니스는 지식 기반의 비즈니스(K-비즈니스)로 나가기 위한 필수관문이지 궁극적인 지향점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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