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업자 선정방식이 비교심사평가(RFP)방식으로 선회하면서 개별 컨소시엄들의 상대방 흠집내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한국통신과 KBS가 주축이 된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컨소시엄.
KDB컨소시엄은 지난달 30일 방송위원회가 원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을 포기하고 RFP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히자마자 「방송위원회의 최종 지분안은 사실상 LG(DSM)안」이라며 방송위원회가 일방적으로 한국위성방송(KSB)컨소시엄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뿌렸다.
KDB는 이 자료에서 방송위 최종 지분안은 책임경영 주체 없이 1, 2, 3대 주주의 지분 차이를 거의 안둠으로써 사실상 LG가 주장해 온 다자간 지배구조를 뼈대로 한 「신공동지배구조」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은 사실상 방송위원회와 KSB를 한통속으로 몰아세우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KDB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밀실에서 진행되는 협상은 「담합」의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KDB컨소시엄은 방송위원회와 KSB의 도덕성까지 흠집을 내는 등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대한 방송위원회와 KSB의 반응도 다분히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방송위는 원 그랜드 컨소시엄 포기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KDB를 겨냥해 「방송위원회의 합리적인 제안을 자사지분 유지라는 잣대로 재단하는 우를 범했다」며 「공식적인 정책조정과정에 대하여 밀실협약을 운운하는 등 공개적인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동안 KDB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피해왔던 DSM도 최근 「한국통신 주도의 위성방송사업은 그 성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는 제목의 자료를 내놓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DSM은 이 자료에서 △공기업 통신사업자는 기본적으로 사업경영능력이 없다 △한국통신의 위성방송사업 주도인력은 전문경영능력이 부재하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는 미명아래 60∼70년대식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하고 있다 △정치적 논리와 극단적 이기주의로 사업권을 차지하려 한다는 등 8개항을 주장했다.
이 자료는 곳곳에 KDB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원색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국통신의 위성방송사업부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력이 정치·사회운동 등에 깊숙이 참여했던 인사」라든지, 「특정 고등학교 인맥을 총동원해 여러 경로로 자기의 주장만을 펴나가면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든지 하는 내용은 인신공격 성격이 강하다.
여기에 그동안 대외발언을 자제해 왔던 한국글로벌샛(KGS)컨소시엄의 일진도 최근 한국통신과 DSM을 모두 공격하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하는 등 물고물리는 진흙탕 싸움이 확대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방송관계자들은 각 컨소시엄이 감정적인 싸움에서 벗어나 평상심으로 돌아가 진정한 실력으로 승부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상대방을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는 식의 비방을 자제하면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사업자로서 갖춰야할 기본임이 강조되고 있다.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작업은 앞으로도 석 달이나 남았다. 위성방송 컨소시엄들은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힘을 낭비한다면 국가 방송산업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위성방송사업이 제 자리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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