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3-신경제>변화하는 기업문화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를 맞아 기업문화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시대는 권위와 복종의 전통적인 기업문화 대신 자율과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기업들은 파격적인 인사체계와 한층 강화한 성과주의를 도입하거나 직급체계를 개편하는 한편 복장자율화를 실시하고 사원복지를 강화하는 등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식과 정보가 핵심 가치창출의 원천이 되고 스피드·네트워크·독창성이 중시되는 인터넷 환경에 부합하는 도전적이고 유연한 21세기형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인사 및 직급체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직위 중심에서 일과 직책, 성과주의 중심의 조직문화로 전환하고 연공서열 의식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체제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유능한 인재의 발탁승진을 활성화하고 유능한 경영자 풀을 확대하기 위해선 일반적인 직급체제를 과감히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LG전자가 최근 파격적인 임원 인사체계를 도입해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LG전자는 오는 2003년까지 지주회사체제로 지배구조를 전환하기로 하고 이에 앞서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임원 인사체계를 개편했다.

임원 직급단계를 종전의 5단계(상무보-상무-전무-부사장-사장)에서 3단계(상무-부사장-사장)로 대축 축소하고 임원 급여체계도 개편해 부사장간, 상무간 연공서열에 의한 호봉차이를 없애고 동일급여로 조종하되 성과평가에 의해 차별적 보상이 이뤄지게 했다.

또 임원조직도 「대표이사-사업부장」 또는 「대표이사-사업본부장-사업부장」의 구조로 개편해 기존 임원단위의 층상층 구조에서 탈피해 성과·보상·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경영단위로 세분화했다.

자율과 창의적인 21세기형 기업문화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복장자율화. 과거 샐러리맨의 상징처럼 여겨져왔던 흰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벗어던짐으로써 획일화되고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이고 발전된 사고를 가질 수 있다는 게 복장자율화를 실시하고 있는 경영자들의 생각이다.

벤처기업에서부터 출발한 복장자율화는 최근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으로 점차 확산돼 가고 있는 추세다.

기업들은 또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기업문화의 정착을 위해 복장자율화 도입과 함께 사원복지체제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맞는 사원복지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변화하는 신세대 사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는 또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어하는 신세대 사원들의 사기진작과 복리후생 차원에서 구미공장 인근 신축 아파트 1개 동 전체를 임대해 출퇴근이 어려운 미혼사원들에게 1인 1실 아파트를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원아파트는 냉장고·TV·세탁기·가스레인지 등 각종 생활가전용품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초고속 인터넷 통신인프라를 구축, 신세대 사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벤처열풍에 부응해 많은 기업들이 조직의 슬림화와 유연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사내벤처제도를 도입, 새로운 기업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사내벤처를 활성화하는 이유는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내벤처로 육성한 후 분사시키는 사내벤처 분사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직원들의 창의성과 의욕을 고취하고 쓸만한 인터넷기업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이즈비전은 지난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공모를 실시해 사업성이 높은 아이템을 선정하고 사내벤처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여성포털서비스를 제공하는 「순이팀」, 펀드백서비스의 「퍼니사업팀」, 결혼정보서비스인 「아이플러스유」 등 3개 사내벤처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사내벤처는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분사를 추진하게 된다. 사내벤처는 소사장인 팀장과 7∼10명의 직원으로 팀을 구성했다. 사내벤처 소사장인 팀장은 사업계획 수립에서부터 자금집행과 직원채용 등 사업운영 전반에 대해 경영재량권이 최대한 부여된다. 또 성과에 따라 별도법인으로 독립할 경우 자금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사내벤처 소사장은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만 사장의 직접 결재를 받고 상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다. 실패시 재도전의 기회도 주어진다. 따라서 자율적인 판단아래 책임경영이 가능하다. 또 사내벤처 팀원들은 자기사업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밤늦게까지 남아 일하기도 하는 등 전체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와함께 아이즈비전은 전 임직원들이 넥타이를 풀고 캐주얼 차림으로 근무하는 복장자율화를 올해초부터 전격 시행함으로써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아이디어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열린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기업의 성패는 전 직원들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각종 정보를 공유하느냐에 달려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사이버공간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에 온힘을 쏟고 있다. 사이버 게시판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세정텔레콤은 지난 7월 사내 네트워크를 이용해 커뮤니케이션 통로인 「인트라넷」을 개통했다. 사내 통신망이 개통되자 직원들간의 대화가 한층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일할 맛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세정텔레콤 직원들은 출근과 동시에 제일 먼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내 통신망인 인트라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이곳에는 월별 업무추진 일정 및 팀별 공지사항 등 업무적인 내용은 물론 직원간에 사적으로 주고받는 메일, 경조사 및 알뜰시장 등 각종 사내 게시판이 개설돼 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세정텔레콤은 상명하달식 업무진행 방식에서 탈피해 수평적인 사고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사내 통신망을 활용한 이후 일일이 팀별 혹은 사업본부별로 발송하고 확인하던 공문건수가 크게 줄어드는 등 업무가 크게 개선됐다. 또 최고경영자의 생각이나 간부들만 공유하던 정보를 전직원이 공유함으로써 적극적인 업무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게 됐다.

요즘 기업들은 투명한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주주관리 및 IR(Investor Relations)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에게 사업내용과 미래가치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함으로써 안팎으로 투명한 기업문화를 확립해 나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자금조달을 엔젤투자가나 벤처캐피털 등에 의존하는 벤처기업들의 경우 일반투자가들의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관리 및 IR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반투자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투자기업의 경영정보를 간단히 얻을 수 있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한 주주총회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소액주주들도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이처럼 회사의 가장 가까운 고객이면서 투자자인 주주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주주관리 및 IR코너를 개설해 전반적인 경영정보를 알리는 벤처기업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즉 기업은 투자가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상호이익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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