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업자 선정방식이 비교심사(RFP)로 바뀜에 따라 위성방송 컨소시엄들이 세 모으기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은 방송위원회가 사업자 선정방식을 RFP로 바꾼 지 불과 6일만에 2차 컨소시엄 참여업체 62개사를 모아놓고 조인식을 갖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그동안 컨소시엄 구성에 관해서는 내용을 공개하기를 꺼려왔던 코리아글로벌샛(KGS)도 7일 61개사로 이뤄진 컨소시엄 명단을 첫 공개한다.
이들 컨소시엄의 세불리기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KDB와 KGS는 앞으로 다양한 사업자들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킨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수적으로 가장 많은 업체를 거느린 컨소시엄은 KDB. 이번에 62개사를 추가해 컨소시엄 참여업체가 총 114개로 늘었다.
새로 추가된 KDB 컨소시엄은 불교TV·겜TV·예당엔터테인먼트 등 34개 예비 프로그램공급사(PP)와 티컴넷·벤처뱅크 등 18개 벤처기업, 삼화프로덕션·세종미디어 등 독립프로덕션, 국민은행·두인전자 등 일반사업자들로 이뤄졌다.
다음으로 많은 참여사를 거느린 컨소시엄은 KGS로 일진을 포함해 태광산업·영풍산업·대한제분·세아제강 등 중견기업과 지역민방·PP군·수신기제조업체 등 61개사로 1차 컨소시엄 구성을 완료했다.
반면 가장 먼저 위성방송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국위성방송(KSB)컨소시엄 진영은 의외로 세불리기에 별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KSB측은 KDB·KGS 등 타 컨소시엄들이 60개에서 110개에 달하는 많은 참여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위성사업에 돈을 출자한다거나 적극적인 협력 및 의사교류를 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KSB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9개사가 수적으로는 열세일지 몰라도 자금동원력과 사업추진력, 상호협력면에서는 여타 컨소시엄보다 탁월하다고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
KDB의 경우 100개가 넘는 가용채널을 보유한 위성방송은 무엇보다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사업성공의 중요 요소이기 때문에 총 50개의 PP업체를 확보한 KDB컨소시엄이 타 컨소시엄에 비해 다양하고 전문성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PP업체가 직접 위성방송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이 자칫 컨소시엄 대주주 업체에 종속관계로 굳어지거나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PP들을 배타적으로 대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컨소시엄 참여 PP들이 대부분 사업을 시작하기 전단계인 예비업체들이라는 점도 컨소시엄에 별 힘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컨소시엄 규모가 커지면서 지분을 어떻게 얼마나 배정할 것인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예컨대 참여업체가 100개 이상이 될 경우 1개 업체당 지분율은 1%에도 못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업자 선정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름만이라도 걸어두면 나중에 뭔가 되겠지」라는 식의 「혹시나」를 노리고 참여한 업체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컨소시엄 주체들의 세불리기가 사업자 선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까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방송위측은 컨소시엄 규모보다는 경영과 소유의 분리 그리고 수익모델 등에 보다 더 많은 점수를 주겠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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