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벽을 넘어 2050>엠피맨닷컴 문광수사장,넥스트웨이 범재룡사장

엠피맨닷컴의 문광수 사장(55)과 넥스트웨이의 범재룡 사장(36).

이 두 사람은 이미 MP3플레이어 업계에서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엠피맨닷컴의 문광수 사장은 새한정보시스템 대표시절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상품화한 주인공으로 지난 2월 MP3플레이어 사업을 전담할 엠피맨닷컴을 설립했다.

또 넥스트웨이의 범재룡 사장은 현재 세계 시장에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디지탈웨이 창업에 참여,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범 사장은 특히 지난 5월 안정궤도에 올라선 디지탈웨이를 박차고 나와 MP3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벤처사업에 도전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20년 가까운 나이 차이는 물론 그동안의 연륜과 경험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안정궤도에 오른 튼튼한 기업의 대표이사직을 뿌리치고 최근 새롭게 벤처를 시작했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뭔가 통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MP3플레이어 시장이 빠르게 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뭔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공통의 과제도 있어 두 사람은 대화를 쉽게 풀어 나갈 수 있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아무래도 연장자인 문 사장이 먼저 말문을 열였다. 문 사장은 『엠피맨닷컴은 규모면에서는 벤처기업이지만 새한정보시스템에서 분사하면서 기존 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한데다 분위기나 조직구조 등은 예전과 달라진 게 없어 어려움이 많다』며 범 사장에게 넥스트웨이의 규모와 인력구성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범 사장은 『현재 13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고 주력제품은 MP3기술을 응용한 인터넷토이』라며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

이후 두 사람의 대화는 인터넷토이의 시장성과 판매현황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문 사장은 삼성그룹을 거쳐 새한그룹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노련한 경영자답게 사업 전반에 대해 궁금해했고 범 사장은 삼성전자 연구소를 시작으로 디지탈웨이 시절은 물론 현재까지도 제품 개발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엔지니어답게 기술적인 부분까지 시원스럽게 얘기했다.

『또 다른 제품은 없습니까』라는 문 사장의 질문에 범 사장이 『내년 초부터 동영상을 지원하는 MP3플레이어 개발에 나설 예정으로 관련 분야의 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별도 회사인 임펙트라를 설립했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 대화의 초점이 동영상 플레이어라는 새로운 제품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두 사람이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문 사장은 『작년에 독일 프라노프사가 동영상 플레이어 복합제품을 가지고와서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 아직은 상품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차피 PC에 접속해야만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다면 누가 그 큰 용량의 동영상을 휴대형 기기로 볼까 걱정스럽다』는 지적을 한 것.

이에 대해 범 사장은 『그런 문제 때문에 이 제품을 당초 생각했던 영화나 비디오 등을 압축해서 들고다니며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용도보다는 인터넷방송 플레이어로 키워나갈 생각』이라며 『현재 750여개에 달하는 인터넷방송은 기존 공중파와는 차별화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서는 문 사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범 사장 생각이 맞는 것 같다』고 수긍했다.

그러다 범 사장이 『하지만 문제는 양산』이라고 말하자 문 사장이 『우리도 벤처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조직을 다 갖추고 있어 문제가 아닌가 싶다』며 고민을 털어 놓았다. 두 사람의 대화는 벤처기업의 본질과 MP3플레이어의 미래라는 양사의 당면 문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MP3 관련 제품을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벤처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벤처는 신제품 개발에 전념하고 창투사나 다른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아 인큐베이션 작업을 마무리지으면 빨리 중견회사로 전환돼야 합니다.』

『맞습니다. 일단 제품 양산 및 마케팅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그만한 역량을 갖춘 대형업체와 협력하거나 회사 규모를 그만큼 키워야지요. 2∼3년이 지나서도 벤처기업에 머물러 있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두 사람의 의견은 처음으로 일치했다.

『이제 워크맨 시대는 갔습니다. 우리가 그 자리를 MP3플레이어로 빨리 메워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러려면 국내에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문 사장은 이어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세계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삼 강조했다.

이에 범 사장도 『참 좋은 생각입니다』라며 동감을 표시하는 한편 중소기업들의 모임인 KPAC의 활동에 엠피맨닷컴도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고 문 사장도 『엠피맨닷컴도 앞으로 적극 참여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또 MP3플레이어의 뒤를 이은 차세대 제품 가운데는 일반 오디오에서 재생하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녹음해 재생할 수 있는 「인코더플레이어」보다는 다양한 압축포맷의 디지털 오디오를 지원하는 「멀티코덱플레이어」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문 사장은 『앞으로는 플래시메모리를 대체한 다양한 저장매체가 등장, MP3플레이어 가격을 크게 낮출 것』이라며 『결국 MP3플레이어는 인터넷은 물론 콘텐츠 및 새로운 미디어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MP3플레이어의 미래를 조망했다.

범 사장도 『그래서 넥스트웨이는 후발주자라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MPEG4 규격을 지원하는 제품 등 보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찾아보자』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프로필>

*엠피맨닷컴 문광수 사장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72년 2월 영남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1978년 1월 제일합섬 과장

△1983년 3월∼1992년 삼성생명보험

△1992년 7월 삼성데이타시스템 상무이사

△1996년 1월 제일합섬 상무이사

△1997년 1월 새한정보시스템 대표이사

△2000년 5월 엠피맨닷컴 대표이사

*넥스트웨이 범재룡 사장

△1964년 경기도 포천 출생

△1986년 고려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85년 12월 삼성반도체통신 입사

△1988년∼1998년 4월 삼성전자 VOD·위성STB·웹TV 개발

△1998년 7월 디지탈웨이 창업 공동대표이사 및 연구소장

△2000년 2월 디지탈웨이 대표이사

△2000년 5월 넥스트웨이 설립

△2000년 7월 임팩트라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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