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택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총장
새로운 세기에 접어들어 전개되는 미래사회는 대변혁을 예고한다. 단순히 현재의 연장선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고 근본적이며 혁신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지식정보사회라고 표현하는 이 변화의 시대에는 경제성장과 경쟁력의 핵심요인이 노동·자본·생산설비 등 유형자산으로부터 지식·정보·기술·노하우 등 무형자산 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지식과 정보 등을 효과적으로 창출하고 활용하는 개인과 조직 및 국가가 사회발전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이렇게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거나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여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된다. 이는 결국 지식과 정보를 만들어내고, 유포하고, 활용하는 주체가 사람임에 따라 이러한 능력을 갖춘 인력을 효율적으로 양성하는 교육의 방법과 질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누구나 알다시피 그 동안 열악한 부존자원의 토대 위에서 뒤늦게 산업화를 시작하였으면서도 높은 경제발전을 이루어 왔다. 짧은 기간에 이렇게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한 인적자원이 경쟁력의 중요한 요인의 하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식정보사회에서는 기존의 단순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인력으로는 더 이상 국가발전과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는 우수한 기성품으로서의 인력은 양성하지만 창의성 있고 학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력은 양성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독창적인 원천기술이 많지 않으므로 생산에 필요한 핵심부품 및 장비들을 선진국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된다. 수출이 늘어나면 수입도 같이 증가하는 현상이 구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독창적인 기술이란 엄청난 투자와 설비에 의해서가 아니고 창의적인 고급인력에 의해 창출되는 것이다. 창의력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이론중심적 주입식 교육을 타파하고 스스로 지식을 습득·활용·창출할 수 있는 방법과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둘째, 폭넓은 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지식정보사회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과학지식이 기술혁신과 응용연구개발을 거쳐 상품화에 연계되는 과학기술혁신 사이클이 급속하게 단축되고 있다. 또한 그 동안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학문분야가 각자의 영역을 탈피, 상호 연계되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면서 과학과 공학, 공학과 경영의 융합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한 분야를 학문적으로 좁고 깊게 배울 뿐만 아니라 인접분야와 관련학과를 함께 배울 수 있는 학제복합형·학문융합형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셋째,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세계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언어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정보통신기술은 이제 지식정보사회 실현의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로, 이의 활용능력 없이는 사회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을 정도가 됐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넘어 세계의 다양하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따라서 급속하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고 세계인과 대화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언어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특허등록과 고급기술 수출에서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또한 과학기술인력의 배출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세계 최저의 문맹률과 세계에서 유례없이 높은 교육열 등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이러한 잠재적인 능력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식정보사회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한 과학기술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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