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법 위반으로 미국 법원으로부터 기업분할 명령을 받은 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의 86%를 장악하고 있는 자사 익스플로러의 키워드 기능을 활용해 세계 각국의 자국어도메인 서비스를 독점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련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는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국제도메인관리기구(ICANN)가 채택하고 있는 계층적방식 도메인네임이 아닌 세계 각국의 언어로 키워드를 입력하면 미국의 키워드방식 자국어도메인 서비스업체인 리얼네임즈닷컴(http://web.realnames.com)에 연결되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기사 5면
MS는 익스플로러 사용자들이 키워드를 입력하면 강제로 자사 포털사이트인 MSN의 검색페이지로 연결시키고 MSN의 검색엔진은 자동으로 리얼네임즈닷컴의 자국어도메인 서버를 검색해 관련 홈페이지를 보여주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모든 기업들은 인터넷이용자들이 쉽게 자사 홈페이지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리얼네임즈닷컴에 브랜드나 상품명을 도메인네임으로 등록해야 한다.
MS는 이를 위해 지난 97년에 설립된 리얼네임즈닷컴 지분의 20% 가량을 확보했으며 미국외에 일본·독일·영국에 이어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 이르면 다음달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MS는 리얼네임즈닷컴 한국지사장으로 김지훈씨를 선임했으며 김 지사장은 국내 자국어도메인 업체들과 잇단 접촉을 갖는 등 서비스개시를 위한 물밑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MS는 한국어 키워드를 입력하면 현재 MSN을 통해 한글검색엔진인 네이버컴에 연결되도록 한 검색기능을 조만간 리얼네임즈닷컴 사이트로 전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자국어도메인 서비스업체들은 『MS가 익스플로러에 한국어 키워드를 입력하면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리얼네임즈닷컴사의 네임서버에 강제로 연결시키는 것은 횡포가 아닐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며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넷피아(대표 이판정)는 리얼네임즈닷컴을 내세운 공룡 MS의 자국어도메인 서비스 시장장악 전략에 대항해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하이텔 등과 제휴, 양사 회원들이 한글 키워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자사 자국어도메인 네임서버에 연결되도록 하는 선공을 펼치고 있다.
또 가비아·한닉 등 12개 관련업체들도 한글도메인 컨소시엄을 구성, 독자적인 자국어도메인 체계를 개발하고 네임서버를 공유, MS의 시장진입에 대항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편 키워드방식 자국어도메인은 인터넷이용자들이 복잡하고 외우기 어려운 계층적구조의 ICANN 도메인과 달리 기업의 브랜드나 상품을 통해 사이트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전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시장규모를 형성할 황금알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키워드방식 자국어도메인을 등록하려면 법인의 경우 통상 1년에 1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체들은 마케팅전략상 브랜드나 상품명 등 다수의 도메인을 확보하려는 추세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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