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등록 정보기술(IT)업체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일부 코스닥등록 IT업체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가 하면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을 매매하는 등 증시를 불법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최근 주식 불법거래가 드러난 엠플러스텍, 테라, 세종하이테크 등 코스닥등록 IT업체들이 기술개발이나 기업운영은 뒷전인 채 불법적인 주식매매를 통해 대주주나 임원들의 사재를 채우는데 골몰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엠플러스텍(대표 오봉환)은 직원들에게 돌아갈 우리사주를 가로채 전현직 임원의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유상증자시 우리사주 물량 190만주중 30만주를 경영권 확보차원에서 인수하고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해 온 것. 차명계좌도 문제지만 당시 회사가 부도와 화의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직원들에게 봉급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사주를 가로챘다는 비난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테라(대표 박상훈)의 박상훈 사장은 지난해 외자유치 사실을 허위로 유포하고 주가가 올라가자 보유주식을 팔아 평가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해 9월 일간지와 회사 홈페이지 등에 「테라가 유로시장 공모를 통해 500만달러 상당의 외자를 유치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명형태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 27만여주를 매도해 24억5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등 모두 27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세종하이테크는 지난해 11월 코스닥등록을 앞두고 친분이 있는 펀드매니저들과 결탁해 불법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사실이 검찰에 의해 밝혀졌다.
세종하이테크는 조사결과 총주식 75만주중 15만∼18만주 가량을 주가조작에 동원, 지난 1월 당시 11만원선이던 주가를 2달여 만에 33만원까지 급상승시켜 400억원에 육박하는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의 주가 조작 등 불법적인 주식거래는 코스닥시장과 IT업체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7일 테라의 박 사장이 검찰에 구속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전장에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닥지수는 순식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은 닷컴주 거품론과 함께 코스닥시장의 폭락장을 주도했다.
일부 벤처기업 대주주들의 모럴해저드가 우량한 벤처기업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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