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경쟁적으로 바이오벤처 투자에 나섰던 벤처캐피털업체들이 바이오벤처 버블론이 고개를 들면서 공격적 투자에서 소극적 투자로 빠르게 돌아서고 있다.
21일 바이오벤처업계에 따르면 창투사·투자조합·신기술금융사 등 벤처캐피털들은 국내 바이오산업이 아직은 인프라가 취약해 개발-생산-매출-성공-투자회수에 이르기까지 리스크가 클뿐만 아니라그간의 경쟁적인 바이오투자로 유망기업의 발굴이 어느 정도 소진됐다고 판단, 신규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반적인 벤처조정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금융시장 경색이 계속 이어져 벤처캐피털들이 바이오투자에서 수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일대 붐을 이루던 바이오벤처 창업과 바이오투자 열기가 급속히 식고 있다.
그동안 전문펀드 2개를 결성하며 바이오투자를 주도했던 현대기술투자(대표 박정근)는 이제 어느 정도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형성한 데다 최근 바이오벤처 버블화가 우려되면서 창업벤처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환경변화를 감안, 신규 투자업체 발굴을 자제하고 보수적인 견지에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인터넷 벤처투자에 주력하다 100억원 규모의 전문펀드를 결성, 바이오분야로 진출한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는 바이오시장이 벤처캐피털업계의 과열투자로 닷컴업계와 같은 버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에 신중히 대처할 방침이다.
지난 상반기에 170억원대의 전문펀드를 결성하고 생명공학연구소 등과 전략적으로 제휴, 바이오투자를 적극 추진해왔던 UTC벤처투자(대표 정병열) 역시 최근 벤처투자 위축 등 분위기를 감안, 신규투자를 극도로 자제해 현재까지 단 2개 업체만 투자를 결정한 상태다.
또 바이오 전문가 영입과 50억원대 전문펀드를 통해 바이오투자에 나섰던 한미열린기술투자(대표 오태승)는 네오딘·프로테오젠 등 2개 업체에 투자한 뒤로 탁월한 기술성과 시장성을 갖춘 벤처로 투자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벤처는 패션과도 같아 유행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바이오가 유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성급한 투자는 화를 부를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국내에는 정확한 기술평가와 시장분석을 할 만한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바이오투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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