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조립PC는 가격경쟁력은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품질과 AS가 따라주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립PC에 대한 품질과 AS를 조합이 보증해주므로 소비자가 마음놓고 용산에서 조립PC를 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용산 조립PC업체들만의 공동 브랜드PC 사업을 추진중인 용산 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의 권영화 이사장(53)은 요즘 용산 조립PC업계는 물론 전국 PC 유통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용산지역 상가 상인들은 지난 6월 권 이사장이 용산 공동 브랜드PC 사업계획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최근 협력업체 지정작업을 마무리하고 민관합동 소비자고충처리센터 설립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자 하나둘씩 관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조합원사 및 PC관련 제조·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조합에 협력업체지정 신청을 하도록 한 결과, 신청업체가 그다지 많지 않아 사업착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권 이사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40여 업체가 참여키로 해 늦어도 다음달 중순부터는 용산 조립PC 매장에서 조합의 로고인 「YEMPC」가 새겨진 공동 브랜드PC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 이사장은 『AMD나 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도 협력키로 했다』며 『이들과의 협력체제 구축으로 조립PC업계에서도 정품 사용 문화가 완전히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아직도 상당수의 상인들이 PC 유통업계의 당면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 브랜드PC 사업이 성공을 거둘 것인지 새삼 걱정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용산의 조립PC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출장AS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조합이 각 부품 및 완제품에 대한 품질은 물론 AS까지 보증을 하게 되면 조립PC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권 이사장은 부품 소싱에서부터 품질·AS 확보를 위해 협력업체에 대한 심사를 철저히 했다. 품질이나 AS에 문제가 없는 대기업들은 심사과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품질이 다소 미흡하거나 AS능력이 의심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보증보험의 이행 증권을 제출토록 했다.
그는 다수의 협력업체 선정과 관련해 『어느 한 업체의 제품만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주기판이나 그래픽카드 등 주변기기 부문의 협력업체는 여러 곳을 선정했다.
권 이사장이 용산 공동 브랜드PC 사업을 이처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래에 대비하는 측면이 크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컴퓨터관련 업종은 온라인 유통업체들로부터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대기업들은 저가공세로 시장을 계속 확장하고 있어 조립PC업계의 위기감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권 이사장은 이달 안으로 서류 보완작업을 마치고 다음달부터는 공동 브랜드PC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홍보전단지와 가이드 책자를 제작해 홍보에 나설 계획이며 신속한 서비스를 위해 콜센터 건립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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