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컴퓨팅사, 팜(PALM)을 상표명으로 사용하는 업체, 상표권 침해 혐의로 제소키로

미국의 스리콤에서 PDA 전문업체로 분사한 팜컴퓨팅사가 국내 컴퓨터업체에 자사 상표의 일부인 「팜(PALM)」을 사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팜컴퓨팅사는 최근 국내 한 특허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삼성전자·사이버뱅크·지오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등에 공문을 보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명의 일부가 자사의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으니 이의 사용을 즉각 중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팜컴퓨팅사가 공문을 보내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한 제품은 삼성전자의 핸드헬드PC인 「이지팜」, 지오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의 골프게임인 「팜골프」, 사이버뱅크의 PDA인 「멀티팜」 등이다.

이 회사는 공문을 통해 『만약 이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상표법 제93조에 의거해 각 업체를 대상으로 형사고발을 의뢰하는 것은 물론 상표법 65조와 70조에 따라 상표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팜컴퓨팅의 팜 브랜드 사용중지 요청은 「손바닥」이라는 뜻으로 휴대형 기기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는 「팜」을 상표로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향후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은 만큼 앞으로 이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사이버뱅크 등 국내 업체들은 이와 관련해 『팜컴퓨팅사가 국내에 등록한 상표는 「팜컴퓨팅」이며 「팜」이라는 상표명의 경우 이제 상표를 출원해 특허청의 심사과정에 있는 만큼 「팜」의 사용에 대한 팜컴퓨팅측의 권리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크기나 성능을 나타내는 단어의 경우 일반명사로 분류돼 상표등록이 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팜컴퓨팅사가 최근 국내 특허청에 출원한 「팜」이라는 상표 역시 「손바닥 크기」 또는 「손바닥」을 의미하는 일반명사로 분류되는 점을 들어 지난달 말에 특허청에 팜컴퓨팅의 상표등록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상표명에 팜을 사용하는 상표는 카시오의 팜계산기인 팜어뮤즈(94년 5월 등록), SK텔레콤의 텔레팜(99년 7월 등록), 삼성전자의 팜패드(99년 12월 등록) 등으로 적지 않았다.

국내 업체들은 『오래전에 이같은 상표가 출원돼 등록공고가 난 상황에서 새로운 상표침해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 특허법률사무소의 관계자는 『이번 상표권 특허침해 논란은 팜컴퓨팅이 특허청에 출원한 「팜」이라는 상표가 등록될지 여부가 판명날 올 하반기에 일단락될 것』이라면서도 『만일 팜의 상표등록이 이루어진다 해도 국내 업체들이 「팜」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 복합명사로 쓰고 있는 만큼 논란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