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 우수대리점만을 이끌고 간다

가전업체들이 대리점 솎아내기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할인점·양판점 등 신유통의 급격한 성장으로 기존 가전대리점의 40% 정도가 유통시장에서 점차 도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생력을 갖춘 우수대리점을 선정해 집중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 아래 대리점을 대상으로 선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전국에서 영업중인 2100여개(삼성 1100개, LG 1000개) 가전대리점 중 60% 정도만이 신유통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나머지 대리점들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양사가 그간 꾸준하게 대리점을 대상으로 구축해온 매장평수·매출규모·재정상태·지역상권·판촉활동 등 기초적인 분석자료와 영업현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는 가전대리점 사장의 경영마인드 및 실천력 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른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경쟁력이 취약한 대리점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생력을 갖춘 우수대리점에 대해서는 전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DB마케팅·경영계획·고객관리 등을 포함한 경영활성화프로그램의 도입을 통해 우수대리점들이 전문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신유통의 급속한 성장세에 맞서는 능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신유통과의 치열한 경쟁구도속에서 체계적인 고객관리를 활용해 대리점의 유통경쟁력을 강화하는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을 지난달초부터 대리점에 도입하기 시작, 연말까지 CRM구축 대리점수를 최대 600여개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국 1100여개 대리점 중 CRM을 적극 도입, 고객관리 및 판촉을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수 가전대리점은 최대 600여개점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며 『나머지 일반 가전대리점들은 경쟁력 약화로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대리점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해주는 경영지원시스템인 탑스(대리점종합경영관리프로그램)를 도입한 우수대리점이 연말까지 1000여개 대리점 가운데 최대 6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정예화한 대리점만을 이끌고 갈 필요성이 있다』며 『우수대리점은 일반대리점에 비해 매출 신장률이 높아 부도율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6년 대형 할인점의 등장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리점을 통한 매출비중이 80% 이상에서 60% 이하로 떨어지면서 각각 1800여개, 1600여개에 이르던 대리점을 1100여개와 1000여개로 줄인 바 있다.

따라서 최근 대형할인점과 양판점에 이어 사이버 전자유통이 확산되면서 대리점의 매출비중이 40%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솎아내기 작업을 거쳐 대리점수를 대폭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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